[뉴스토마토 이광표기자] 지주회사 전환을 선언한 식품회사들이 마지막 퍼즐 완성을 위한 마무리 작업에 한창이다. 앞서 지난해 7월
샘표(007540)를 필두로
크라운제과(005740),
매일유업(005990),
오리온(001800) 등은 잇따라 지주회사 전환을 공식화한 바 있다. 당시 업계에선 공정거래법 개정으로 현재 1000억원인 지주회사 자산요건이 올 7월부터 5000억원으로 높아지는 것을 염두에 둔 행보로 풀이했다.
가장 먼저 지주회사 전환 작업을 매듭진 곳은 샘표그룹이다. 지난달 24일 샘표와 샘표식품 간 지분 맞교환 절차를 마무리해 지주사 전환요건을 갖춘 상황이다. 이제 공정거래위원회에 지주사 신고 절차만을 남겨두고 있다.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박진선 샘표식품 사장은 지주사인 샘표 지분율이 기존 16.46%에서 이후 33.67%로 2배 높아졌고 장남 박용학씨 역시 2.36%에서 4.83%로 확대됐다.
샘표는 지난해 7월 일찌감치 지주회사 전환을 선언했다. 업계에서는 오너가 경영권 강화를 위한 움직임으로 받아들였다. 샘표는 배 다른 형제인 고 박승복 회장과 고 박승재 전 사장의 사이가 악화되면서 약 15년간 크고 작은 경영권 분쟁에 휘말린 바 있다. 이에 경영권 분쟁의 여지를 없애고 현재의 오너가의 지배력을 키워 4세 후계구도까지 완성시키기 위한 수순으로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최근 박진선 사장은 사업회사 샘표식품에 이어 부친 박승복 회장이 별세로 공석이 된 지주회사 샘표의 대표까지 맡으며 당분간 지주사와 사업회사를 모두 장악할 수 있게 됐다.
다른 회사들의 움직임도 분주하다. 우선 가장 가까운 시일 내에는 크라운제과가 오는 3월 지주사 전환을 위한 인적분할을 앞두고 있다.
크라운제과의 지주회사 전환 역시 오너 지배력 강화와 3세 경영 승계를 위한 포석으로 여겨진다. 지난해 10월 크라운제과는 식품사업 부문을 분할해 신설회사 '크라운제과'를 설립하고 존속회사를 지주회사인 '크라운해태홀딩스'로 전환하겠다고 밝혔다.
이후 크라운제과 최대주주는 두라푸드로 변경했다. 지주사 전환 발표와 동시에 윤영달 크라운제과 회장은 두라푸드에 지분 60만주(4.07%)를 매각하고 아들 윤석빈 대표에게는 45만주(3.05%)를 증여했다. 지주사 전환과 지분 매각 등 일련의 작업을 통해 윤 대표가 추후 경영권을 확보하게 되는 시나리오가 완성된 셈이다.
이를 위해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다. 분할기일이 얼마남지 않은 가운데 설 연휴 직전일이었던 지난달 26일 부랴부랴 임시주총까지 열고 지주사 전환 결의를 통과시켰다. 크라운제과는 3월 1일 회사 분할이 이뤄질 예정이며 신주상장예정일은 내년 4월 11일이다.
지난해 말 나란히 지주회사 전환을 선언한 매일유업과 오리온은 경영승계 포석 보다는 지주회사 전환을 앞당기는 데에 따른 세제혜택과 경영효율화에 초점을 둔 모습이다.
매일유업은 지난해 말 지주회사 전환을 공식화하고 오는 5월 인적분할을 앞두고 있다. 지주회사 '매일홀딩스'와 사업회사 '매일유업'으로 분할을 계획 중이다. 사업회사인 매일유업은 기존 유제품 사업에 집중하고 지주회사 매일홀딩스는 외식 계열사인 엠즈씨드 등 주요 계열사 관리를 맡게 된다.
매일유업 관계자는 "현재 신설 사업회사 관련해 한국거래소의 주권재상장 예비심사를 통과했다"며 "이제 3월 말로 예정된 주주총회에서 주주들로부터 결의를 받고 5월까지 지주회사 전환을 마무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오는 6월 인적분할을 앞두고 있는 오리온은 존속회사인 지주회사를 '오리온홀딩스'로, 신설회사인 사업회사를 '오리온'으로 정해놓은 상태다. 오리온 관계자는 "사업회사 오리온은 기존 제과사업에 집중하고 지주회사 오리온홀딩스는 투자와 신사업에 주력해 오리온의 미래 성장 발판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11월 이사회 결의를 마친 상태로 3월 주주총회에서 최종 결의를 거친 뒤 분할기일로 정해진 6월1일까지 지주회사 전환을 마무리할 방침이다.
지주회사 전환을 통해 그룹 내 지배력이 확고해진 박진선 샘표 사장(왼쪽)과 윤석빈 크라운제과 사장. (사진/각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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