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쪽 세종시, '행정수도'로 완성될까
대선후보들 '청와대·국회' 이전 등 주장…대선 핵심이슈 부상
2017-02-20 08:00:00 2017-02-20 08:00:00
[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청와대와 국회, 사법부를 세종시로 옮겨 미완의 ‘행정수도’를 완성해야 된다는 주장이 조기 대선 국면에서 주요 이슈로 떠올랐다. 충청권은 물론 지방의 표심을 의식할 수 밖에 없는 대선 주자 대부분이 이를 강하게 주장하거나 국회 분원 설치 등 세종시 강화에 방점을 찍고 있기 때문이다.
 
‘세종시 행정수도’ 완성을 적극 주장하고 있는 후보는 안희정 충남지사와 남경필 경기지사다. 이들은 지난 달 9일 공동 기자회견까지 열면서 ‘세종시를 정치행정 수도로 완성하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청와대와 국회, 사법부를 모두 세종시로 이전하고 이를 지방분권의 신호탄으로 삼아야 된다는 주장이다.
 
문제는 가능성이다. 헌법재판소는 지난 2004년 10월 ‘관습법’을 내세워 행정수도 건설이 위헌이라고 판결한 바 있다. 다시 행정수도로 만들기 위해서는 헌법을 바꿔 이를 명문화하거나, 최소한 국민투표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현재 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가 세종시 행정수도 이전 과제를 포함해 지방분권 등을 논의하고 있지만 조기 대선이 치러질 경우 대선 전 개헌은 어려워진다.
 
이 때문에 후보들은 청와대와 국회 등의 세종시 이전을 놓고 다소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청와대와 국회의 직접 이전보다 세종시에 국회 분원을 설치하고, 대통령도 가급적 자주 내려와 업무보고를 받도록 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 안철수 전 대표도 세종시에 국회 분원을 설치해야 된다고 주장하고 있다. 청와대 이전 문제는 위헌 논란이 있기 때문에 내년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에 부쳐 국민적 동의가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이재명 성남시장은 청와대의 세종시 이전에는 원칙적으로 공감한다. 그러나 국회와 기타 기관 등의 이전에 대해서는 더 논의가 필요하다는 태도다. 바른정당 유승민 의원도 행정수도와 관련해 구체적인 공약을 내놓지는 않았지만, 지방분권을 개헌의 의제로 삼아야 된다는 발언은 한 바 있다.
 
정치권에서는 여야 정치권과 유력 주자들이 대체로 세종시의 기능을 강화하는 데에 동의하고 있는만큼 국회 분원 설치와 미래부, 행자부 등 부처들의 추가 이전은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이후 대선에서 어떤 주자가 당선되느냐에 따라 세종시를 명실상부한 행정수도로 격상시킬지 여부와 속도가 결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김성호 한국지방자치법학회 부회장은 “수도 이전은 국민 투표 등 국민적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며 “다만 기능을 어떻게 할 것인가 문제에서는 국회 분원을 설치하는 등의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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