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면명가 삼양식품 구겨진 자존심 만회
불닭볶음면 해외서 매출 급증…"거래선 개척해 해외 공략 가속화"
2017-02-26 10:22:09 2017-02-26 14:09:53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삼양식품(003230)이 라면명가의 자존심을 세웠다. 불닭볶음면의 해외 매출이 급증하며 지난해 영업이익이 전년에 비해 200% 이상 늘었다. 국내 최초로 라면을 출시하며 '라면의 원조'로 통했지만 오뚜기와 농심에 차례로 밀리며 고전하던 가운데 불닭볶음면을 통해 제2의 전성기를 누릴 기세다.
 
2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양식품은 지난해 252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렸다. 이는 전년도인 71억원에 비해 253.5%나 증가한 수치다. 매출액은 3593억원으로 23.5% 증가했고, 당기순이익은 187억원으로 흑자전환했다.
 
사실 삼양식품은 1963년 국내에 최초로 '삼양라면'을 출시하며 '라면명가'로 불렸다. 극심했던 식량난을 겪었던 당시 1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으로 주렸던 배를 채워주며 '국민간식'으로 등극했다. 1980년대 중반에는 '안성탕면'과 '신라면'을 내놓은 농심(004370)에 1위자리를 내줬다. 지난 2010년대터는 '진라면'의 맛을 개선한 오뚜기(007310)에 밀리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국내 시장 두자릿수 점유율을 간신히 지키며 고전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에서 2012년 출시된 불닭볶음면이 지난해부터 해외에서 인기를 얻으며 삼양식품 전체의 매출을 견인하고 있다. 불닭볶음면의 지난해 1분기와 2분기 수출액은 각각 20억원, 70억원에 불과했지만 3분기부터 4분기에 각각 240억원, 320억원을 기록하며 급증했다. 특히 중국과 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등에서 인기다. 2015년 불닭볶음면 브랜드의 수출비중이 30%에 불과했지만 지난해에는 70% 수준에 육박했다.
 
특히 유투브와 인스타그램 등 SNS에서 입소문을 타고 있다. 불닭볶음면을 시도하는 것이 '도전'으로 인식되기 시작하면서 매출이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회사 관계자는 "2016년 하반기 수출 잠정 집계액이 650억원 수준으로, 2017년 상반기 수출액은 최소 지난해 하반기 이상될 것으로 전망돼, 회사 최초로 '1억불 수출의 탑' 수상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고 기대했다.
 
올해는 수출전용 제품 개발 등 해외 시장공략에 공을 들이겠다는 전략이다. 그간에는 기존의 현지 거래처 중심으로 주문을 소화하는 단계였다면 올해부터는 신규 거래처 발굴에 중점을 두고 거래선을 늘려가겠다는 방침이다. 해외 영업 관련 직원 10여명도 신규채용한 상태다.
 
해외에서 벌어들인 수익으로 국내 영업 및 마케팅에도 힘써 시장 점유율을 늘려나간다는 방침도 세웠다. 회사 관계자는 "국내서도 핵불닭볶음면, 쿨불닭볶음면 등 불닭브랜드가 지난해 700억원 팔리는 등 불닭시리즈가 안팎으로 주목받고 있어 내부적으로 매우 고무적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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