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구글의 딥마인드가 인공지능으로 세계 최초로 바둑을 둔 곳은 한국이지만, 아이러니 하게도 한국은 인공지능 기술의 불모지다. 2016년 CB insight에 따르면 전세계적으로 약 6조원이 인공지능 스타트업에 투자 되었지만 국내 인공지능 벤처 투자 금액은 1% 미만이다. 최근 일본의 리서치기관 아스타뮤제가 분석한 10개국이 최근 10년 동안 출원한 인공지능 특허 6만여 건. 이 중 한국은 2010년부터 2014년까지 5년간 1,533건의 특허만을 출원해 5위를 기록했으며, 이마저도 4차 산업과 무관한 분야에 특허가 집중되어 있는 등 국내 인공지능 사업은 위기라 할 수 있다.
하지만 위기가 곧 기회라는 말처럼 현재 국내 스타트업 및 기존 기업들이 인공지능 기술개발에 집중해야할 타이밍은 바로 지금이 적기이며 이와 같은 이유는 세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첫번째, 해외와 달리 국내 인공지능 플랫폼은 정교한 확장성이 중요하다. 북미 영어권은 페이스북 메센저, 중화권은 텐센트의 위쳇 등 1등 인터넷 사업자가 메신저 플랫폼을 보유해 온라인-오프라인 그리고 모바일의 확장성이 보장되어 개발과 적용에 간편하다.
국내의 경우 1등 인터넷 사업자 네이버가 최대 메신저 사업자가 아니며 최대 사용자를 가진 카카오 플랫폼은 네이버와 연결될 가능성이 적기 때문에 오히려 이 분야의 발전에 온도차가 존재한다.
따라서 모든 개발을 어떤 플랫폼이든 처음부터 가능하게 만들어야하며 해외 확장성에 도움이 되며 경쟁사인 양사의 협업 가능성이 낮아 오히려 스타트업에게는 기회라 할 수 있다.
두번째, 인공지능의 미래는 텍스트와 사진, 비디오가 핵심이라 할 수 있다. 스마트폰을 통해 활성화 된 모바일 커뮤니케이션에서 가장 많이 생성되고 전송되고 사용되는 데이터는 텍스트와, 사진, 그리고 동영상이라는 점이 이를 증명한다.
그러나 국내 대기업들은 아마존에코 방식의 음석인식 및 제어에 집중하고 있다. 음성과 달리 텍스트는 같은 시간 말하는 것보다 2~3배 많은 구체적인 정보를 정확하게 처리해야하며 한국어의 자연어 특성을 반영해야한다.
글로벌 확장성과 시장 크기가 중요한 해외에서 구글이나 페이스북도 한국어 자연어 처리 및 기술을 우선 순위에서 둘 필요가 없기 때문에 오히려 국내 스타트업에게 기회라 할 수 있다.
또한, 한정된 상황안에서 명확한 처리는 빠르게 움직이는 스타트업이 잘할수있는 영역이라는 점도 장점으로 작용한다.
세번째, 인공지능의 핵심역할은 데이터를 사용할수있게 정리하고 가공하는 일이다. 음성인식이나 화려한 채팅 봇 기능, 영화 아이언맨에 나오는 ‘자비스’처럼 인간과 대화하는 기능은 인공지능 기술의 핵심이 아니다.
인공지능의 핵심은 기존의 데이터를 사용할수 있게 인공지능이 학습하여 구분하고 앞으로 생성되는 데이터를 목적에 맞게 처리하는 부분에 있다.
즉, 데이터가 많다고 인공지능을 바로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AI ready” 로 만드는게 핵심이다.
고객들은 데이터를 직접 소유하고 싶어하며 거대 인터넷 업체와 공유하는 것을 부담스러워한다. 이는 기존의 검색이나, 모바일 사업에서 소규모 개발사가 여러가지로 불리했던 경쟁 구도를 보다 공정하게 만들어줄 수 있는 기회로 작용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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