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스(018670)가 LPG(액화석유가스) 수요의 구조적인 감소 위기를 새로운 공급처 확보를 통해 돌파하고 있다. 국내 LPG 소비의 40%를 차지하는 수송용 '부탄' 사용량이 LPG차 등록대수 감소로 매년 줄어드는 가운데, 석유화학용 '프로판' 수요가 그 빈 자리를 메워주고 있다.
14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SK가스가 자회사 SK어드밴스드를 통해 얻는 지분법이익은 지난해 188억원에서 올해 두 배 가까이 늘어날 전망이다. PDH 사업은 프로판을 원재료로 프로필렌을 생산하는 공정으로, SK가스·사우디 APC·쿠웨이트 국영석유기업 KPC가 각각 45대30대25 지분으로 투자해 SK어드밴스드를 세웠다.
지난해 공장 가동 초기에는 다운스트림을 확보하지 못해 우려의 목소리도 나왔지만, 본격 가동을 시작한 이후에는 100%가 넘는 가동률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SK가스의 매출은 지난 2012년 정점을 찍고 이후 하락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석유화학용 LPG 수요에 힘입어 반등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93% 증가한 1804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최근 미국이 LPG 수출을 본격적으로 늘리면서 중동산 LPG 가격도 하락 압력을 받았고, 기존 원료인 나프타보다 LPG의 원가경쟁력이 커지자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원료 수요를 LPG로 전환했기 때문이다. 이에 SK가스의 LPG 판매량은 2014년 564만톤에서 지난해 1042톤으로 2배 가까이 증가했다.
또 중국에 최근 신설된 공장에도 석유화학용 LPG가 들어갈 가능성이 있어 회사는 올해 해외매출 확대도 기대하고 있다. 최석원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중동이 독점하던 LPG 시장에 미국이 신규 진입하며 가격의 하향 안정화가 나타나고 있고, 이로 인해 프로판을 이용하는 PDH 설비의 경제성이 높아지는 중장기적인 그림은 변화가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차량용 부탄의 수요는 극히 침체됐다. 과거 휘발유 대비 가격경쟁력이 컸지만, 최근 들어 유가의 하향 안정화와 연비 효율 개선, 전기차 보급 등 차량 동력원의 다양화로 수요를 찾기 힘들어졌다. 국내 수송용 LPG 사용량은 2010년 4890만배럴에서 2015년 4034만배럴로 5년 만에 약 17% 감소했다.
SK어드밴스드가 울산에 세운 프로판탈수소화(PDH) 공장 전경. 사진/SK가스
조승희 기자 beyond@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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