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승근기자] 컨테이너와 벌크 해운시황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글로벌 선사 간 운임을 낮추는 출혈경쟁이 계속되면서 컨테이너 시황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질 않는다. 반면 벌크선은 큰 손인 중국이 철광석, 석탄 등의 수입량을 늘리면서 운임지수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16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벌크선 운임을 나타내는 발틱운임지수(BDI)는 지난 7일 1000포인트, 14일 1100포인트를 돌파하는 등 연일 오름세다. 지난해 2월 사상 최저치인 290포인트에 비하면 1년 만에 3배 넘게 올랐다. 중국 정부가 자국 내 철광석과 석탄 생산을 제한하고 경제성이 낮은 탄광을 폐쇄하면서 수입 물량이 크게 늘어난 덕분이다.
이에 힘입어 국내 벌크선사들도 대형 화주와 장기계약을 체결하고 신조 선박을 투입하는 등 변화된 시황을 반기고 있다.
팬오션(028670)은 지난달 28일 최대 펄프 생산 업체인 브라질 피브리아와 7200억원 규모의 운송 계약을 체결했다. 이달 6일에는 15만톤급 유연탄 수송선 '팬 당진'호를 인도 받았다.
대한해운(005880)도 지난 8일 에쓰오일과 380억원 규모의 원유 운반 계약을 새로 체결했다.
신규 발주가 감소하면서 선박 공급과잉 현상이 해소될 것이란 전망도 벌크시황 개선 기대감을 높이는 요인이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올해 예상되는 벌크선 인도량 3550만DWT 중 1200만DWT가 지난 1월에 이미 완료돼 하반기에는 공급 압력이 완화될 것"이라며 "2019년에는 선박 공급 완화에 기인한 운임 상승도 기대된다"고 전망했다.
반면 컨테이너 시황은 여전히 침체된 모습이다. 머스크, MSC 등 글로벌 공룡 선사들이 운임을 낮추고, 선사 간 인수합병 또는 얼라이언스를 통한 물동량 확보 경쟁이 격화되면서 운임 회복이 더디다. 지난달 한진해운의 파산으로 불거진 한국 해운업에 대한 불신도 넘어야 할 장애물로 꼽힌다.
선복량 과잉 현상도 여전하다. 영국 해운·물류 컨설팅 업체 드류리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준 운항하지 않고 멈춰있는 전세계 컨테이너선은 435척, 선복량은 약 172만TEU로 집계됐다. 이는 1년 전과 비교해 2배 가까이 증가한 수준으로, 세계 선복량의 약 9.5%에 해당하는 규모다.
선박 공급 과잉으로 해운업 침체가 장기화되는 가운데 컨테이너와 벌크 해운시황의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현대미포조선이 건조한 3만6000톤급 벌크선. 사진/현대미포조선
최승근 기자 painap@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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