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기철기자] ‘국정농단 사건’ 피의자인 박근혜 전 대통령이 조사 과정에 대한 영상녹화를 거부한 가운데,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21일 오전 9시35분부터 박 대통령에 대한 본격적인 조사를 시작하면서 “박 전 대통령과 변호인들이 영상녹화에 동의하지 않아 영상녹화는 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 변호인단 소속 손범규 변호사는 "박 전 대통령은 녹화를 거부한 사실이 없다"고 반박했다. 그는 "법률상 피의자는 검찰이 동의 여부를 묻지 않고 바로 녹화·녹음할 수도 있다”면서 “검찰이 동의 여부를 물어왔고 그에 대해 부동의를 표시하자 검찰이 조사과정에 대한 녹화·녹음을 하지 않고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동의 여부를 물은 것에 부동의 함을 표시한 것을 두고 녹화 거부라고 한 것은 난센스"라고 지적했다.
앞서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대면조사시 조사내용에 대한 녹화·녹음을 원칙적으로 요구했고, 박 전 대통령은 이를 거부하면서 대면조사 시기가 상당히 지연되다가 결국 무산됐다. 이에 비춰볼 때 검찰의 이번 박 전 대통령에 대한 조사는 특검팀 입장과 매우 차이가 있다.
박 전 대통령은 현재 서울중앙지검 10층 1001호실에서 한웅재 특수1부장검사가 배석검사 1명, 참여 수사관 1명이 참가한 가운데 조사를 받고 있다. 박 전 대통령 측에서는 유영하 변호사가 신문에 입회 중이며, 정장현 변호사와 함께 번갈아 가며 참여할 예정이다.
헌정 사상 처음으로 파면된 박근혜 전 대통령이 21일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에 피의자 신분으로 출석해 검찰 관계자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전직 대통령이 범죄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 것은 1995년 전두환, 노태우 전 대통령, 2009년 노무현 전 대통령에 이어 네번째다. 이날 검찰은 박 전 대통령의 뇌물수수, 직권남용 등 13개 혐의에 대해 조사한다. 사진/뉴시스
최기철 기자 lawc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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