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보선기자] 한국증시가 미국, 영국, 인도 등 주요 10개국 가운데 꼴지수준으로 저평가된 걸로 나타났다.
특히 코스피의 사상최고치에 비해서도 주가수익비율(PER)은 오히려 떨어진데다, 국내 상장사들의 실적 모멘텀은 강화되고 있는 추세여서 한국증시의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2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가 사상최고치를 기록한 지난 2011년 5월2일(2228.96포인트) 이후 주요국 증시의 PER는 증가추세이지만, 한국증시는 PER가 10배 이하인 9.84배로 주요국 증시내 최저 수준에 머물러있다.
PER는 주가가 주식 1주당 수익의 몇배인가를 보여주는 수치로, 이 수치가 낮을 수록 주가가 실제 회사 수익에 비해 저평가되어 있다는 걸 의미한다.
미국(18.63배)이나 인도(20.73배)에 비교하면 한국증시 PER는 절반 수준에 불과할 정도로 낮은 상태다. 일본(14.37배), 중국(11.75배), 호주(13.70배) 등에 비해서도 저평가돼 있다. 더욱이 최근 코스피는 사상최고치에 근접했음에도 불구하고, PER는 2011년 5월 당시의 10.50배에서 줄어든 9.84배에 그쳤다. 이 때문에 사상최고치 시점의 미국과 한국증시의 PER 차이가 3.40배에서 현재 8.79배까지 벌어진 상태다.
실제 코스피 사상최고치 시점 이후 주요국 지수는 대부분 크게 올랐지만, 코스피는 하락하면서 장기 박스권을 맴돌았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기업들의 사상 최고 실적에도 불구하고, 가격반응 정도가 크지 않아 PER가 상대적으로 낮게 형성된 탓"이라고 말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의 PER를 보더라도 동종 업종인 미국 종목에 비해 저평가 상태다. SK하이닉스(7.79배), 현대차(6.35배), SK텔레콤(11.91배)은 미국 인텔(14.9배), GE(29.4배), AT&T(19.9배)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코스피 사상최고치 시점 이후 주가 상승률 역시 미국과 비교하면 크게 차이가 난다. 이 기간 삼성전자는 56% 올랐지만, 애플은 183.0% 급등했고, SK하이닉스가 26% 오를 동안 인텔은 54% 상승했다. 현대차 주가는 오히려 68% 떨어졌고, 이 기간 GE 주가는 45.9% 상승했다.
이준희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피는 2006년 이후 평균이자 밸류에이션상 박스권 하단을 밑돌면서 밸류에이션 매력도가 여전히 높다"며 "게다가 기업 실적모멘텀도 강화되고 있어 매력도는 더욱 높아진 상황"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내 기업들의 낮은 배당성향은 여전히 투자자들을 한국증시로 불러들이기에는 부족한 유인으로 지적된다. 최근 3개 사업연도의 한국기업 평균 배당성향(배당액/당기순이익)은 23.96%로 낮은 수준이다. 국가별로 차이가 있지만, 신흥국과 선진국이 30~40% 배당성향을 나타내는 것에 비하면 턱없이 낮다.
업계 관계자는 "한국은 글로벌 대비 여전히 배당성향이 낮고, 최근에는 주주환원 정책이 확대되고 있어 앞으로 기업 배당에 대한 관심은 더욱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김보선 기자 kbs7262@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