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희정 충남지사가 문재인 전 민주당 대표와 문 전 대표 지지자들에게 분노했다. 지나친 네거티브 공세에 대한 비판이다.
더불어민주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 현장투표 첫날, 지지율 1, 2위를 달리고 있는 문 전 대표와 안 지사의 갈등이 폭발한 만큼 향후 경선 일정과 결과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주목된다.
아시아경제에 따르면 안 지사는 22일 새벽 페이스북 계정에 '문재인 후보와 문 후보 진영의 비뚤어진 태도에 대해'로 시작되는 글을 올렸다.
안 지사는 "문 후보와 문재인캠프의 이런 태도는 타인을 얼마나 질겁하게 만들고 정 떨어지게 하는지 아는가"라며 "사람들을 질리게 만드는 것이 목표라면 성공해왔다"고 비난했다.
이어 "그런 태도로는 집권세력이 될 수 없고 정권교체도, 성공적인 국정운영도 불가능하다"고 강도 높게 비판했다. 심지어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미워하면서 결국 그 미움속에서 자신들도 닮아버린 것 아니냐"고 비꼬았다.
사진/뉴시스
문 전 대표는 이 같은 안 지사 발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의) 내부적으로 균열이 있어서는 안 된다"며 "우리 상대는 적폐세력과 부패 특권구조"라고 말했다. 또 "우리끼리 한 팀이 돼야 한다"며 "(더민주 경선의) 후보든 후보 주변인물이든 네거티브는 하지 말자"고 강조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의 측근인 두 사람은 경선 초장기에는 우호적인 관계를 유지했다. 하지만 안 지사의 지지율이 오르고 대결구도가 펼쳐지면서 경쟁이 과열됐다.
지난 19일에는 KBS의 더민주 대선 후보 경선 TV토론에서 문 전 대표의 '전두환 표창' 사건이 불거지면서 두 후보의 설전이 시작됐다. 22일 MBC TV토론에서는 두 후보가 서로 네거티브 공세를 중지하라며 입씨름을 벌였다.
안 지사는 "문 전 대표의 주변인물들이 네거티브에 몰두하고 있다"고 지적했고 문 전 대표는 "네거티브 공격을 하면 자기 자신부터 더럽혀진다"고 받아쳤다.
지지율에서는 문재인 후보가 여전히 압도적인 1위다. 전날
매일경제와 MBN이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차기 대선후보 지지율을 조사한 결과, 문 전 대표가 33.8%로 1위를 차지했다. 안 지사는 18.9%로 2위였다.
더민주 경선 선거인단 참여층에서는 문 전 대표가 52.5%로 과반을 넘어섰다. 안 지사(25.1%)와 이재명 성남시장(19.5%)과의 차이가 컸다.
문 전 대표의 경선 승리가 확정적이진 않다. 안 지사 지지율이 계속오르는 상황에서 문 전 대표가 과반을 획득하지 못하면 결선투표가 진행된다. 양자 대결로 결선투표가 치뤄질 경우 안 지사의 승리를 예상하는 목소리도 있다.
박지원 국민의당 대표는 지난 20일 TBS 김어준의 뉴스광장에 출연해 "(더민주 결선투표가 진행되면) '안희정 이변'이 생길 수 있다"고 분석했다.
유희석 기자 heesu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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