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직격탄 면세업계, "우리 좀 살려달라"
내국인 면세한도 상향·수수료 감면 요청…정부는 '난색'
2017-03-23 15:28:52 2017-03-23 15:28:52
[뉴스토마토 원수경 기자] 중국 정부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조치로 중국인의 발길이 끊기며 어려움에 처한 면세업계가 사방에 도움의 손길을 요청하고 있다.
 
당장의 어려움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면세점 관련 규제 등을 일시적으로 완화해줄 것을 주장하고 있지만 정부에서는 난색을 표하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면세점협회는 최근 정부에 내국인 입국시 면세한도를 현행 600달러에서 1000달러로 일시적으로 상향해줄 것을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눈 앞의 위기를 돌파하려면 전체의 20~30%를 차지하는 내국인 고객의 객단가라도 높여야 한다는 주장이다.
 
업계는 이와 함께 면세점의 특허수수료율도 한시적으로 감면해줄 것을 요청했다. 최근 정부는 매출액의 0.05%였던 특허수수료율을 최대 20배까지 높이는 관세법 시행규칙 개정안을 통과시켰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신규 시내면세점은 대부분 적자상태고 일부 흑자를 낸 곳도 3월에는 적자로 돌아갈 확률이 높다"며 "수수료라도 완화되면 숨통이 조금 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대해 담당부처인 기획재정부는 업계의 어려움은 알지만 신중하게 봐야 할 문제라며 사실상 어렵다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내국인 면세한도의 경우 보통 10~15년 주기로 조정하고 있는데 이미 2014년 400달러에서 600달러로 올린 만큼 추가적인 상향이 힘들다는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현행 면세한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보다도 약간 높게 개정된 것"이라며 "오히려 해외에서 쇼핑하는 면세물품을 늘리는 효과를 불러올 수 있다"고 말했다.
 
수수료에 대해서도 2월15일자로 인상이 확정된 내용으로 한달여만에 되돌리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인천공항에서 영업  중인 면세점 사업자 7곳도 최근 인천공항공사에 임대료를 낮춰줄 것을 요구했다. 그러나 인천공항공사측은 중국의 한국 여행 전면 금지 조치가 시작된지 얼마 안돼 임대료를 인하하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면세점 업계는 사드의 영향에서 벗어나기 위해 아세안과 중동 등으로 고객을 다변화하는 등 자구책 마련에도 힘을 쓰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고 토로하고 있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현재 면세점 고객의 60%가 중국인이고 20~30%가 내국인, 나머지 20% 안팎을 일본 동남아, 중동 등의 관광객이 차지하고 있다"며 "절대다수인 중국인이 빠진 상황에서 고객 다변화만으로는 역부족"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중국인 관광객의 발길이 본격적으로 끊긴 지난 15일 이후 롯데면세점과 신라면세점, 갤러리아면세점 등 주요 시내 면세점의 매출은 20~30%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체육관광부에 따르면 이달 1~19일 방한한 중국인 관광객은 전년동기대비 21.9% 급감했다.
 
중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보복 조치로 중국인 관광객의 한국 방문이 금지되면서 서울 시대 면세점이 한산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원수경 기자 sugyu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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