늪에 빠진 대우건설 1등 DNA 되살린다
조직개편·빅배스 단행…올해 경영실적 흑자전환 기대감
2017-03-27 06:00:00 2017-03-27 06:00:00
[뉴스토마토 신지하 기자]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이 취임한 후 늪에 빠진 대우건설 불확실성을 서서히 걷어내는 등 경영환경이 개선되고 있다. 박 사장은 특유의 리더십을 통해 조직개편과 빅배스를 과감히 단행한 결과 올해는 흑자전환에 성공할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까지도 나온다.
 
박창민 대우건설 사장이 지난해 8월23일 서울 대우건설사옥에서 취임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 사장은 지난해 8월 대우건설의 노조와 임직원 등 강한 반발 속에 사장으로 선임됐다. 사장 내정자로 선임되는 초반 과정부터 여당 유력 인사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낙하산 인사 논란에 휩싸였다. 해외 사업 규모가 큰 대우건설의 사장으로 선임되기에는 해외 수주 경험이 부족하다는 부정적 평판도 있었다. 이에 따라 박 사장은 취임 후 어수선한 회사 분위기를 다잡고 부실한 재무구조를 개선하는 등의 작업에 공을 들였다.
 
대우건설 수장으로 오른 지 3개월이 지난 시점에서 박 사장은 첫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발전사업본부를 플랜프사업본부에 통합하는 등 조직을 슬림화하고 해외영업을 강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기존 14개 본부 118팀의 조직을 11개 본부 101팀으로 슬림화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각 사업 부문별 프로세스 완결형 조직구축을 통해 책임경영을 확립하고 빠른 의사 결정이 가능하게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또 지난해 4분기 해외 프로젝트의 잠재 부실을 모두 털어내는 빅배스도 단행했다. 지난 3분기 분기보고서 감사의견 거절 이후 힝후 보수적 회계 지침을 엄격히 반영한 결과였다. 이에 따라 지난해 4분기 실적은 매출액 2조7000억원, 영업적자 7693억원을 기록하며 연간 5030억원의 영업적자로 돌아섰지만 이번 손실을 계기로 해외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회계에 대한 신뢰를 회복했다. 또 이달 2016년 연말결산 감사보고서에서 회계법인으로부터 '적정 의견'을 받으며 매각 추진 방안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 대우건설은 상반기 국내 주택부문에서 실적 호조를 보이며 경영실적이 흑자전환을 달성할 것으로 전망된다. 대우건설의 핵심 경쟁력은 주택사업이다. 1997년부터 지난해까지 연간 평균 1만2491가구를 공급했으며 특히 2010년부터 7년 연속 아파트 공급 1위의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3만42가구를 공급했으며 올해에는 2만7312가구를 공급할 계획이다. 박세라 신영증권 연구원은 "2016년 손실을 끝으로 올해부터 대우건설은 빠르게 실적 턴어라운드를 실현할 것"이라며 "그 주역은 국내 주택이 될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해외 신도시 개발사업의 성과도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대우건설이 현재 진행 중인 해외 신도시 개발사업은 알제리 부그졸 신도시, 베트남 하노이 신도시, 사우디 하우징 프로젝트 등 총 3건이다. 알제리 사업은 한국형 신도시 수출 1호 사업으로 불리며 지난 2008년 8억6000만달러에 수주한 바 있다.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54%의 진행률을 기록하며 원활하게 진행되고 있다. 대우건설의 올해 해외수주 목표액은 2조원이다. 지난해 수주실적(1조6000억원) 대비 소폭 증가한 수치다. 박 연구원은 "해외 수주부문에서는 신규 수주보다는 현안 프로젝트를 추가 손실 없이 마무리하는 데 주력할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다만 경쟁사 대비 높은 주택공급 물량으로 인한 유동성 리스크 노출은 위험 요소로 지적된다. 지난해 연간 별도기준으로 대우건설의 부채비율은 363.7%로 대림산업 139.8%, 현대건설 144.2%, GS건설 298.9% 등 타사에 비해 월등히 높다. 2016년 적자전환으로 회사채 등급이 A0에서 A-로 강등된 상황에서 올해 3500억원의 회사채 만기도 돌아오고 있다. 하지만 2016년 적자 내용 대부분은 현금흐름이 발생되지 않는 회계적 손실이었으며 실제 현금은 7492억원으로 전년 대비 3652억원 늘었다. 우발부채인 PF보증잔액도 6517억원 줄어들어 1조3000억원을 기록했다. 특히 미착공 PF 규모는 1280억원으로 1000억원대로 줄어들었다. 박 연구원은 "리스크가 높은 주택사업을 운영하기 위해 레버리지 활용도를 극대화하면서 적정보유현금 수준을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핵심사업을 선별 추진해 수익을 극대화하고 재무안정성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겠다"며 "베트남 신도시 개발사업과 같은 양질의 투자개발사업을 적극 발굴하며 수익성 강화에 집중하고 내실경영 원칙을 확고히 세우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대우건설의 서울 광화문 본사 옥상에 설치된 대표 아파트브랜드 푸르지오 브랜드 옥탑 광고. 사진/뉴시스
 
신지하 기자 sinnim1@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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