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유현석 기자] 이랜드가 이랜드리테일의 기업공개(IPO)를 내년 상반기로 연기하기로 했다. 대신 이랜드리테일의 지분 매각을 통해 자금을 확보, 기업구조 개편에 나선다.
3일 이랜드그룹은 여의도 켄싱턴 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랜드리테일의 지분매각으로 6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해 재무구조 개선 등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랜드리테일은 총 매출 5조원, 전국 53개 지점을 보유한 유통기업이다. 지난해 12월 한국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했다. 거래소는 이랜드리테일에 상장심사 간소화(패스트트랙) 제도를 적용했다. 재무구조를 개선해야 하는 이랜드리테일의 상황을 고려했다. 하지만 이랜드리테일의 자회사인 이랜드파크에서 임금체불 문제가 불거지면서 상장심사가 늦어지고 있다.
이에 이랜드는 기업공개(IPO)를 기업구조 개편 후 진행한다는 계획이다. 먼저 이랜드는 이랜드리테일의 일부 지분 매각을 통해 6000억원의 자금을 확보해 재무구조와 신용등급 안정화를 이룰 예정이다. 3000억원을 상환전환우선주(RCPS)에 사용한다. 이어 나머지 3000억원 중 2000억원은 이랜드리테일로부터 이랜드파크 지분을 인수하는 자금으로 쓴다. 현재 주관사인 동부증권·큐리어스파트너스가 투자구조 협의와 외부투자자 유치를 진행 중이다.
지분매각 등을 통해 회사는 재무구조 개선이 계획대로 진행될 것으로 전망했다. 이규진 이랜드그룹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이랜드는 지난해부터 재무구조 개선에 집중했는데 지난해 말 315%대였던 부채비율이 올해 1분기 기준 240%대로 낮아졌다”며 “프리 IPO, 부동산 매각 등을 통해 올해 200%대로 낮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이랜드월드는 이랜드파크의 지분인수를 통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할 계획이다. 이번 계획을 통해 이랜드월드를 상위로 한 자회사 수평구조가 이뤄진다. 하지만 향후 이랜드월드 내 패션사업부를 별도로 독립시켜 이랜드월드를 지주회사로 세울 방침이다.
특히 이번 자금조달을 통한 기업 구조 개편으로 이랜드리테일의 기업가치도 높아질 것으로 회사 측은 전망했다. 이랜드리테일은 지난해 당기 순이익 1302억원을 기록했다. 하지만 이랜드파크 등 자회사를 통합한 연결기준 당기순이익은 743억원으로 까지 떨어졌다. 자회사 분리 후 단독 상장 시 상장 가치가 크게 올라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규진 CFO는 “이랜드파크 외식 사업 이슈를 해결하기 위해 진정성을 가지고 노력했으나 상장 절차는 계속 지연됐다”며 “수동적으로 기다리면서 대응하기 보다는 선제적, 주도적으로 움직여 상장을 적극추진하고 기업 가치를 제대로 평가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투자자 실시를 진행 중인 이번 딜은 다음달 중으로 투자자 의사결정이 완료되면 6월 중 딜클로징이 될 전망이다. 이를 통해 이랜드리테일의 상장 시점은 내년 상반기 중에 완료될 것으로 회사는 전망했다.
이규진 이랜드그룹 CFO와 김보걸 자금본부 본부장이 3일 서울 여의도 켄싱턴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 답변을 하고 있는 모습. 사진/유현석 기자
유현석 기자 guspow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