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미국 트럼프 행정부의 보호무역주의와 고고도미사일방어체제(사드·THAAD) 배치에 따른 중국의 보복 영향으로 미국과 중국의 외국인 투자가 급감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역대 최대 투자액을 기록한 이후 올해부터는 외국인 투자가 주춤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2017년 1분기 외국인직접투자(FDI) 동향'에 따르면 올 1분기 투자액은 신고 기준 38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 42억4000만 달러 보다 9.2% 줄었다.
박성택 산업부 투자정책관은 "지난해보다 투자액이 줄어들기는 했지만 최근 5년 평균치인 37억2000만 달러는 넘는 수준"이라며 "세계적인 투자 관망세를 감안하면 비교적 선전했다"고 분석했다.
또 도착 금액은 27억7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38.1%가 늘어 양호한 흐름을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하지만 미국과 중국발 투자 감소세는 매우 두드러졌다. 1분기 미국발 투자는 신고액 3억6500만달러로 33.5%, 중국은 1억6300만달러로 56.4%가 줄었다.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통상정책, 금리인상 등의 영향으로 개도국에 대한 투자가 주춤한 가운데 한국에 대한 투자도 위축된 것으로 보이며, 중국은 사드 배치가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다만 중국을 제외한 홍콩, 싱가폴 등 중화권의 투자는 금융과 보험, 부동산 개발 등 서비스 분야을 중심으로 1분기 신고액 19억3800만 달러로 35.1%가 늘어난 것으로 집계됐다. 중국으로부터 직접 신고된 금액은 줄었지만 금융·보험과 부동산 개발 등 서비스 분야를 중심으로 한 우회 투자는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정책관은 "홍콩과 싱가폴 등 세제가 낮은 국가를 거쳐 중국 자금이 들어오는 경우도 있다"며 "중국의 투자액은 크지 않기 때문에 중화권 전체를 본다"고 설명했다.
최근 5년 동안 연도별 외국인직접투자액.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