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식품업계 전통의 라이벌
CJ제일제당(097950)과
대상(001680)그룹이 동남아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경쟁에 돌입했다. 동남아 현지 공장 설립으로 거점을 마련하는 한편 현지 기업 인수에도 적극 나서며 팽팽한 기싸움 중이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은 최근 베트남 식품가공업체 '민닷푸드(Minh Dat Food)'를 150억원에 인수하는 것을 추진 중이다.
CJ제일제당과 민닷푸드는 지난해 11월 인수를 위한 주식매매계약을 체결했으며 4월 말께 CJ제일제당이 민닷푸드 지분 64.9%를 보유하는 형식으로 인수를 최종 마무리 지을 예정이다.
민닷푸드는 소고기를 활용한 미트볼, 중국 어육완자와 비슷한 피시볼을 가공하는 식품업체다. 지난해 이 회사 매출은 약 130억원으로 베트남 재래시장에서 미트볼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민닷푸드 인수를 통해 기존에 보유하고 있던 미트볼 등 완자 상품을 현지에서 판매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은 지난해 초 베트남 김치업체 '옹킴스'를 인수한 데 이어 같은해 9월에는 베트남 국영 유통기업인 사이공트레이딩그룹과 현지 식품사업 확대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는 등 동남아시아 진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올해는 동남아를 중심으로 글로벌 사업의 보폭을 넓히는 원년으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특히 밀가루와 식용유 등 기초식품소재의 동남아 생산기지 구축도 추진할 계획이다. 지난해 11월 미얀마 양곤에 조성된 '틸라와 경제특구(Tilawa SEZ)'에 미얀마 최초의 자동화 현대식 유지 공장을 완공하고 가정용 식용유 생산을 시작했다. 경제성장률이 상대적으로 높아 소비시장의 성장 가능성이 크지만 체계화된 기초소재 생산기반이 부족한 동남아 시장을 고려한 선택이다. 또한 지난해 11월 베트남에 발효대두박 첫 해외 생산공장을 완공한 CJ제일제당은 2020년까지 발효대두박을 연간 5000억원의 매출을 올리는 사업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CJ제일제당의 사료 사업도 동남아가 주요 거점이 되고 있다. 지난해 12월엔 인도네시아에 두 곳의 사료 공장을 신설했다. CJ제일제당은 이들 공장 완공으로 동남아에서 연간 280만t의 생산규모를 확보하고 인도네시아 6개, 베트남에 4개, 필리핀과 캄보디아에 각각 1개 등 총 12개의 동남아 사료 공장을 운영하게 됐다.
대상그룹도 인도네시아, 베트남, 필리핀 등 동남아 시장에 오랜기간 공을 들여왔다.
대상은 1973년 인도네시아에 MSG 제조 합작기업인 미원 인도네시아(PT.MIWON INDONESIA)를 설립해 국내최초로 해외 플랜트를 수출한 바 있다. 이후 맛소금 등 각종 가공식품 분야로 사업을 확대하며 본격적으로 인도네시아 시장을 공략해왔다.
2014년 6월에는 세계 최대 팜오일 생산국인 인도네시아에 국내 식품기업 중 최초로 팜오일 공장을 준공했다. 이 공장은 여의도 면적의 38배인 1만 1130Ha(111㎢)에 달하는 광대한 농장으로 연간 생산량은 3만 5000톤에 달한다. 대상은 향후 공장증설을 통해 연간 7만 5000톤 규모까지 생산량을 늘려 안정적인 수익을 꾀하고 팜 부산물을 활용한 바이오매스 에너지 연구 등 사업 다각화도 검토할 계획이다.
필리핀 시장에서는 신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필리핀 '리코 에퀴티즈'사와 물엿공장 건설과 합작사업 추진을 통해 전분당 사업을 펼치고 있다. 필리핀 전분당 사업에 진출한 국내기업은 대상이 최초다.
대상은 최근 베트남 시장 공략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1994년 미원 베트남 현지법인을 설립하고 본격적으로 베트남에 진출했던 대상은 MSG 등 바이오 사업을 바탕으로 전분당과 종합식품사업에 이어 최근에는 베트남 육가공업체 던비엣푸드를 인수를 마무리하고 본격적으로 베트남 육가공 시장에 진출했다. 이번 인수를 통해 대상은 베트남 육가공 사업 부문에서 2020년까지 연 매출액 500억 원을 달성한다는 목표다.
한편, 대상은 1994년 베트남 정부의 투자허가를 받아 '미원 베트남'을 최초 설립했다. 1995년 하노이시 인근 벳찌에 공장을 설립해 본격적인 MSG 생산과 판매를 시작했고, 지속적으로 설비를 증설해 현재 3만 5000톤 이상의 MSG 생산능력을 가지고 있다. 미원베트남은 대상그룹의 해외법인 중 유일하게 MSG, 식품, 전분당 등 모든 사업 분야를 보유한 법인이다.
임정배 대상 대표이사는 "베트남은 글로벌 식품업체들의 공격적인 진출을 통해 다양한 가공식품 카테고리와 신규 소비시장이 형성되고 있다"며 "기존 바이오, 전분당 사업과 함께 철저한 현지화 전략을 통해 냉장 냉동식품 경쟁력을 확보하고 이를 바탕으로 종합식품사업에서도 우위를 차지하겠다"고 밝혔다.
CJ제일제당 인도네시아 사료 공장(왼쪽)과 대상의 인도네시아 생산공장. 사진/각 사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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