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김민지기자] 모처럼 형성된 대형마트의 가격인하 바람이 '빛 좋은 개살구'로 전락할 우려를 낳고 있다.
대형마트가 충분한 물량을 확보하지 않은 채 제품 가격만 낮춰 상당수 품목이 품절되거나, 제품 공급 마저 중단됐기 때문이다.
19일 유통업계에 따르면 CJ제일제당이 이마트 등 대형마트에 납품하는 '햇반 묶음(3+1)' 상품에 대한 공급을 중단시켰다.
CJ제일제당 측은 "CJ햇반 상품 물량이 모두 소진돼서 이마트와 롯데마트, 홈플러스 등 대형마트에 더 이상 상품을 공급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가격할인 행사 품목 중 물량 소진으로 상품 공급이 중단된 첫 사례다.
이 상품은 210g짜리 햇반 3개 묶음을 사면 한 개를 덤으로 주는 패키지 상품으로, 원래 3200원에 판매됐었다.
그러나 이마트가 지난 7일 가격인하 단행 이후 기존 가격보다 6.9% 내린 2980원으로 인하했으며, 현재는 2400원대에 선보이고 있다.
이후 롯데마트와 홈플러스도 이마트 보다 가격을 더 내리거나, 비슷한 수준에서 판매하고 있다.
CJ제일제당 관계자는 "대형할인마트에 공급되던 CJ햇반 묶음 상품은 현재 일시적인 물량 소진에 의해 공급이 중단됐다"면서 "다만 앞으로도 공급을 중단할 예정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현재 재고가 바닥나 일시적인 공급차질을 빚고 있을 뿐, 추가 공급에 관련해서는 유통업체와의 협의를 통해 공급을 진행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다른 상품 역시 대형마트 공급에 차질이 생기고 있다.
오리온 초코파이는 당초 24개입 패키지상품으로 대형마트에 공급했으나, 현재 물량이 부족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태 고향만두(1228g)도 물량 부족으로 이마트는 1060g짜리 상품에다 증정 상품을 주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대해 유통업계에서는 "철저한 준비없이 시작된 대형마트의 가격인하 경쟁이 서서히 한계점에 다다른 것 아니냐"는 우려의 시각을 나타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CJ제일제당이 일시적인 공급 차질이라고 밝혔지만, 다른 제조업체도 유사한 조치를 검토 중"이라며 "제조업체들이 대형마트 가격경쟁에 대해 불만을 드러나고 있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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