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드사들 "대선후보들 공약에 속탄다"
주요 후보들 가맹점 수수료 인하 공약…"수익 악화에 인하 여력 없어"
2017-04-17 18:03:46 2017-04-17 18:04:05
[뉴스토마토 이종호 기자] 대선후보들이 카드 가맹점 수수료 인하 공약을 내세우면서 카드사의 한숨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해 가맹점수수료 인하로 인한 여파가 큰 상황에서 가맹점수수료가 또 인하 될 경우 수익은 더 악화될 것이기 때문이다.
 
17일 카드사 고위 관계자는 "대선후보들이 표를 의식해 가맹점 수수료 인하 공약을 내세우고 있어 카드사들도 수익성에 대한 고심이 깊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가맹점 수수료 인하가 서민들은 위한다고 하지만 가맹점 수수료가 또 낮아지면 고객 혜택을 줄일 수 밖에 없다"며 "카드 이용자도 서민인데 카드 이용자의 줄어드는 혜택에 대한 대안은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5월 대선을 앞두고 대선 후보들이 가맹점 수수료 인하를 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다. 더불어 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중소가맹점 신용카드 수수료 인하를 공약으로 확정했으며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영세·자영업자 보호를 위해 신용카드 수수료를 인하하는 공약을 내걸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도 카드 우대수수료 적용 가맹점의 매출액 기준을 상향하자고 제안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도 체크카드 수수료율 0%로 인하, 카드수수료 1% 상한제 도입 등을 제시했다.
 
하지만 카드사는 작년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로 수익이 악화됐다.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작년 8개 전업 카드사의 가맹점 수수료 수익은 11조601억원으로 2015년 9조9635억원보다 3.1% 증가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같은 기간 체크카드와 신용카드 일시불·할부 등 카드 이용금액은 65조542억원으로 13.3% 늘어난 비율에 한참 못미치는 수준이다.
 
가맹점 수수료 증가폭과 카드 이용금액 증가폭이 10% 포인트 이상 차이가 났다. 이는 매출이 대폭 증가해도 가맹점 수수료 증가는 미미하다는 것을 보여준다. 결국 작년 가맹점 수수료 인하에 따른 카드사의 여파가 크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2013년 카드사 가맹점수수료는 전년보다 4.6% 증가했으며 이용금액은 6.8% 증가했다. 2014년 가맹점 수수료 증가율은 7.6%, 이용금액 증가율 9.7%였으며 2015년에는 가맹점 수수료 증가율 7.7%, 이용금액 증가율 9.3%로 평균적으로 가맹점 수수료와 이용금액 간 차이는 2% 포인트 수준이었다.
 
카드사는 가맹점 수수료 인하 여파가 이토록 큰 상황인데 또 한 번 가맹점 수수료를 인하하면 결국 소비자 혜택을 줄일 수밖에 없다는 입장이다.
 
또 다른 카드사 관계자는 "늘어난 당기순이익을 운운하며 카드사들을 옥죌테지만 카드론에 대한 충담금도 상향해 카드사도 더는 여력이 없다"며 "일부층의 표를 의식한 포퓰리즘 공약은 또 다른 계층에게 피해만 갈 뿐"이라고 밝혔다.  
 
이종호 기자 sun1265@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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