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업계에 따르면 휴젤과 메디톡스가 지난 1분기 각각 사상 최대 실적을 올렸다. 메디톡스도 선전했지만 매출액이 전년비 두배가량 성장한 휴젤에는 미치지 못했다.
휴젤의 1분기 매출액은 443억원으로 전년(227억원) 동기 대비 95% 증가했다. 같은 기간 메디톡스는 405억원으로 전년(288억원)비 41% 증가했다. 수익성에서도 휴젤이 메디톡스를 앞섰다. 휴젤의 1분기 영업이익은 258억원으로 전년(88억원)비 194% 성장했다. 메디톡스의 영업이익은 212억원으로 전년(164억원)비 29% 늘었다.
휴젤 관계자는 "매출액 대비 수출액 비중이 지난해 57%에서 올해 1분기 64%까지 상승했다. 수출 비중이 많이 늘어난 게 실적 증가를 이끌었다"며 "보툴렉스는 26개국에서 수출하고 있고, 일본과 태국에서 매출이 많이 늘었다"고 말했다.
과거 보톡스 시장은 메디톡스가 주도하는 양상이었다. 보톡스가 국내 처음 수입된 것은 1996년이다. 오리지널격인 엘러간이 '보톡스'를 국내 발매했다. 이후 메디톡스가 2006년 '메디톡신'을 발매하면서 보톡스 국산화에 성공했다. 약효가 우수하면서 저렴한 가격을 내세워 엘러간 보톡스 매출을 넘어서 시장 1위에 올랐다.
휴젤은 2010년에 '보툴렉스'를 출시해 시장에 합류했다. 매출이 빠르게 성장하면서 메디톡스를 위협했다. 국내 보톡스 시장은 지난해 850억원대 규모로 추정된다. 휴젤과 메디톡스가 70~80%를 점유하며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 업계에선 지난해 휴젤이 메디톡스의 시장 점유율을 역전한 것으로 보고 있다. 엘러간은 10% 정도 점유한 것으로 알려진다.
보톡스 내수 시장을 두고 업체들의 경쟁은 더욱 가열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보톡스 시장은 피부미용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수요가 크게 늘고 있지만 공급이 따라가지 못하고 있는 양상이다.
휴젤은 지난해 제2공장을 가동하면서 늘어나는 국내 수요에 대응했다. 올해 하반기에도 추가로 공장을 증설할 계획이다. 메디톡스는 지난해 하반기 6000억원 규모의 생산능력을 갖춘 제3공장의 KGMP(한국 제조관리기준)를 승인받았고,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최종 제조 승인 획득을 기다리고 있다. 3공장이 본격 가동되면 생산량 부족 문제를 해소해 매출 성장을 회사는 기대하고 있다.
휴젤과 메디톡스뿐만 아니라 후발업체들도 시장에 가세했다. 대웅제약은 자체개발 보톡스 '나보타'를 2014년 출시했다. 휴온스는 수출용으로 '휴톡스'의 허가를 받았고, 내수용 허가를 준비하고 있다. 바이오벤처인 프로넥스도 보톡스를 개발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휴젤과 메디톡스 둘다 최대 1분기 실적을 냈지만 휴젤이 성장률에서 메디톡스를 압도했다"며 "메디톡스의 공장 가동이 본격화되면 1위를 두고 자존심 싸움이 더욱 격화될 것"이라고 말했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