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문재인 대통령의 대선공약인 저출산·고령화 정책 전담기구 설치가 현실화할 가능성이 커졌다. 여야를 가리지 않고 전담기구 설치 법안 발의를 이어가며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기 때문이다.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은 4일 보건복지부에 저출산·고령사회정책 전담기구를 설치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의 ‘저출산·고령화사회기본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했다.
김 의원은 그동안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담당할 상설 전담기구가 부재하고 정책개발 기능이 미흡할 뿐만 아니라 주요 대책들의 실효성이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특히 저출산·고령화 문제 해결을 위한 지속적인 정책개발과 수립, 시행되는 정책에 대한 평가와 사후 정책에 대한 반영 등을 위해 위원회 업무를 지속적으로 지원할 별도의 전담기구가 존재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개정안에는 저출산·고령사회정책의 수립과 조정, 평가 등 저출산·고령사회위원회의 업무를 효율적으로 지원하기 위해 보건복지부에 전담기구를 설치할 수 있도록 법적 근거를 마련했다. 전담기구의 구성과 운영 등에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으로 정하도록 했다. 김 의원은 “보건복지부에 저출산·고령사회정책 전담기구를 설치해 정책이 보다 장기적이고 전문적이며 보다 효과적으로 추진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국무총리실과 보건복지부 등 저출산·고령화 문제 전담기구를 어느 부처에 두느냐는 것은 의원들의 개별 법안에서 다소 차이가 있지만 관련 문제 해결을 위한 전담부서 필요성에 대해서는 여야 모두 공감하는 분위기다. 앞서 국회는 지난해 저출산·고령화 정책을 전담하는 대통령 또는 국무총리실 산하 정부의 ‘컨트롤타워’ 기구를 신설해야 한다고 결의한 바 있다.
전담기구 설치는 박근혜 정부 당시 여당이었던 자유한국당에서도 강력히 추진되던 정책이었다. 한국당 송희경 의원은 지난해 저출산·고령화 전담기구인 ‘인구처’ 신설을 위해 ‘정부조직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인구처는 국무총리 산하 장관급으로 현 보건복지부, 여성가족부, 교육부, 고용노동부 등 13개 부처에 산재한 인구 업무를 총괄하게 된다.
같은 당 김학용 의원 역시 지난해 관련 법안을 발의하며 제도 마련에 착수한 바 있다. 국무총리 소속으로 적정 인구의 유지와 고령사회 대비에 관한 정책 수립·운영 및 총괄·조정, 인구구조 분석, 인구교육 및 그 밖의 인구안정에 관한 사무를 관장하는 ‘인구안정처’를 두는 게 골자다.
저출산·고령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이낙연 국무총리의 역할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이 총리가 전남지사로 재임했던 당시 전남은 인구 정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전담 조직을 신설해 인구 감소 문제 해결에 나선 바 있다. 인구 감소세 지속으로 가까운 장래에 도내 상당수 농어촌 마을이 소멸될 것이라는 연구 결과가 발표되는 등 인구 늘리기에 정책 집중이 필요한 상황에서 전남이 선도적으로 대처에 나섰다는 평가를 받았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1일 청와대 여민관 소회의실에서 수석 보좌관회의를 주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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