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광표 기자] 롯데그룹의 핵심인 유통사업을 이끄는 '수뇌부 3인방'이 취임 100일을 맞은 가운데 이들의 '현장경영'도 주목받고 있다.
지난 3월1일 자리를 옮긴 이원준 유통BU장,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가 그 주인공으로, 모두 백화점 현장에서 잔뼈가 굵은 현장전문가의 면모를 뽐내는 중이다.
이원준 유통BU장(부회장)은 그룹 내에서도 '현장경영의 전도사'라고 불린다. 올해 정기인사를 통해 이재혁 부회장, 송용덕 부회장과 함께 롯데그룹의 전문경영인 부회장단 시대를 연 인물이기도 하다.
35년 이상 롯데그룹에 몸담으며 유통분야를 두루 거친 그는 유통BU장 취임 후에도 '우문현답(우리의 문제는 현장에 답이 있다)'는 자신의 지론을 늘 강조하고 있다.
그는 평소에도 양복에 운동화를 신고다니며 백화점 영업 현장을 하루 2~3차례 꼼꼼히 둘러보는 것으로 알려져있다. 유통BU장 취임 직후에는 각 계열사의 분야별 실무진과 소통을 위해 서울 각지에 흩어져 있는 계열사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최근에는 롯데월드타워 31층에 문을 연 미래형 편의점 '세븐일레븐 시그니처'를 방문해 매장을 점검하는 한편, 베트남 복합쇼핑몰 추진을 위해 베트남 호치민시 인민위원장과 회동을 갖는등 현장경영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도 취임 후 현장 일선의 직원들과 '소통'을 강조하고 있다.
취임 후 사내 메신저를 통해 직원들에게 "대표이사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으면 언제든 메신저나 이메일을 통해 보내 달라"고 독려했다.
롯데의 관료적 분위기를 타파해야 난관에 봉착한 백화점에 새바람을 일으킬 수 있다는 생각에 최근엔 백화점 임원과 팀장, 점장 등 100여 명과 함께 '최고경영자(CEO) 소통회'를 열어 눈길을 끌었다. 이 자리를 통해 영업현장의 문제점과 개선방안을 수렴했다.
롯데백화점 관계자는 "최근 성장이 정체 중인 백화점업계는 혁신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강 대표가) 현장의 목소리를 들으며 혁신의 길을 찾으려는 것"이라고 전했다.
강희태 대표는 1987년 롯데백화점에 입사한 이후 백화점 여성패션MD, MD전략팀, 잡화여성부문장, 잠실점장, 본점장, 영남지역장, 상품본부장, 차이나사업부문장을 두루 거친 인물로 롯데 그룹에서 '패션 전문가'로도 불린다. 현장 경험도 풍부한 인물로 오랜 상품본부 경력을 바탕으로 한 상품전문성과 영업현장의 노하우를 영업현장 곳곳에 전수 중이다.
실제 백화점 대표 취임 직후부터 서울 본점과 강남점에 들러 상품 구성을 꼼꼼히 살피며 고객들이 많이 찾을 상품 구성 혁신에 공을 들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는 30년간 롯데백화점에서만 근무한 '정통 백화점맨'이다. 특유의 추진력과 남다른 아이디어가 그룹 내에서도 정평이 나있다. 2003년부터 롯데백화점 주요 점장과 본점장 등을 거치며 10년 넘게 쌓은 점장 이력은 살벌한 백화점 현장을 익히기에 충분한 시간이었다. 특히 2015년 메르스 당시에는 출장세일 행사를 업계 최초로 진행해 매출을 견인하며 화제가 되기도 했다.
롯데홈쇼핑의 수장으로 100일을 보낸 그는 내년 '재승인 통과'라는 중대한 과제를 앞두고 있다. 그는 재승인 과정에서 중요한 잣대가 될 '윤리경영' 실천을 위해 파트너사 현장을 분주하게 누비고 있다.
지난 5일엔 인천 서구에 위치한 육가공 제조업체인 ㈜미트뱅크를 방문해 롯데홈쇼핑과 거래 과정에 대한 의견을 청취하고, 협력관계를 강화하기 위한 방안을 논의했다. 이외에도 본격적인 무더위를 앞두고 파트너사 직원들이 날씨에 영향을 받지 않고 업무를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직원 휴게실에 대형 냉장고를 선물하기도 했다.
이 대표는 본인이 직접 제안해 지난 3월 이후 파트너사 간담회를 두 차례나 가지며 현장의 목소리를 직접 청취하고, 보다 실질적인 상생 활동을 전개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롯데그룹 핵심사업인 유통사업이 대내외 악재로 어려운 상황인만큼 리더들의 혁신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며 "롯데 수뇌부 세대교체의 주인공들인만큼 소통을 강조하고 현장에서 답을 찾는 역할이 더 부각될 것"이라고 말했다.
왼쪽부터 이원준 유통BU장, 강희태 롯데백화점 대표, 이완신 롯데홈쇼핑 대표. 사진/롯데
이광표 기자 pyoyo8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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