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 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4차 산업혁명 육성을 주요 국정과제로 내세우는 가운데 이를 뒷받침하기 위한 방안도 속속 마련되고 있다. 이 과정에서 한 때 부처가 쪼개질 가능성까지 거론됐던 미래창조과학부(미래부)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국정기획위) 김진표 위원장은 13일 “13개 부처로 나눠서 추진했던 연구개발(R&D) 지원 사업 중 기초기술 분야는 미래창조과학부가 통합·주관하는 방식으로 가야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김 위원장의 이같은 지적은 지금까지의 R&D 사업이 각 부처별로 중구난방으로 이뤄지고, 이에 따라 단기적으로 성과를 낼 수 있는 부분에 재원이 몰렸다는 문제의식에서 기인한다. 우리나라의 정부 R&D 투자규모는 2008년 11조원에서 올해 20조원 가까이로 늘었다. 반면 세계경제포럼(WEF)이 발표한 과학기술 혁신부문 경쟁력순위는 2007년 8위에서 2015년 19위로, 기술 수용성 부문 순위는 같은 기간 7위에서 27위로 각각 하락했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과학기술 정책을 전반적으로 컨트롤할 수 있는 곳이 필요하며, 미래부를 중심축으로 삼겠다는 것이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에서는 이런 원칙과 철학을 가지고 정부조직개편안을 만들었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더불어민주당은 지난 9일 기술 연구를 위한 국가연구개발사업의 예산 배분 등을 미래부 장관이 기획재정부 장관과 협의토록 하는 내용의 ‘과학기술기본법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한 상태다.
이에 그치지 않고 정부가 강조하고 있는 4차 산업혁명 컨트롤타워 역할도 미래부가 맡을 것으로 보인다. 박광온 국정기획위 대변인은 “오늘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해 주관 부처를 어디로 할 것인지 내부 토론을 벌인 결과 미래부로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와 함께 미래부 과학기술혁신본부를 기초원천 과학기술 총괄 부처로 하기로 했다. 과학기술혁신본부장은 직급이 차관급이지만 국무회의에 참석하고 예산 권한도 부여받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대변인은 “예전에 과학기술부에 있던 기능이 각 부처로 분산됐다”며 “예를 들자면 보건복지부가 제약이나 의료기기 등 사업 관련된 연구는 계속 수행하되, 기초 원천 연구는 하나로 모아주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정기획위의 이같은 방침은 오는 15일 확정·발표될 예정인 제1차 국정운영 5개년 계획에 포함될 예정이다. 이를 위해 국정기획위는 13·14일 기획분과위원회 주관 회의를 진행하고 국정 과제 검토에 나선다.
김진표 국정기획자문위원장(왼쪽 두번째)이 12일 오전 서울 종로구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열린 4차 전체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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