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취임 후 연일 공정시장 조성의 당위성을 강조 중인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0일 “재벌을 망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업을 거듭나게 만드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재벌개혁”이라는 말로 대기업의 협조를 촉구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서울 통의동 국정기획자문위원회 대회의실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재벌개혁은 경제민주화의 출발점”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에 대해 김진표 국정기획위원장도 “우리 경제가 저성장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이유 중 하나가 재벌기업들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투자하고 혁신하는게 이뤄지지 못하기 때문”이라며 “정부가 공약한 재벌개혁은 그야말로 재벌을 살리기 위한 개혁”이라고 강조했다.
김 위원장은 오는 23일 4대그룹(삼성·LG·현대자동차·SK) 고위층과 만나 자신에게 쏟아지는 각종 우려를 해소한다는 방침이다. 전날 기자간담회에서 김 위원장은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4대·10대 그룹 중심으로 법집행을 강화하겠다고 강조한데 대해 기업들의 우려가 있다”며 “설명을 통해 불확실성을 제거할 필요가 있다”고 말한 바 있다. 다만 이들 대기업이 시장의 기대에 어긋나는 행동을 할 경우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는 점도 분명히 하고 있다.
모두발언 후 이어진 비공개 회의에서는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를 놓고 토론이 벌어졌다. 전속고발권은 가격 담합 등 공정거래 영역의 법 위반행위에 대해 공정위의 고발이 있어야만 검찰 수사가 가능하도록 한 제도다. 문재인 대통령은 지난 대선기간 중 전속고발권 폐지를 공약으로 내걸었다. 김 위원장도 지난 14일 취임사에서 공정위 전속고발권 폐지를 비롯한 형사규율의 강화와 함께 집단소송제·징벌적 손해배상제도 도입 등 민사규율 강화를 과제로 제시한 바 있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이 20일 오후 서울 종로구 통의동 국정기획자문위원회에서 열린 국정기획위·공정위 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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