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국민의당은 ‘문준용 채용특혜 제보 조작 사건’과 관련해 피의자 문자를 공개하는 등 이유미씨의 단독 범행으로 사실상 결론 내리며 여전히 책임 떠넘기기에 급급한 모습이다. 당내에서는 뾰족한 해법이 나오지 않는 가운데 당시 대선후보였던 안철수 전 대표를 향한 책임론만 거세지고 있다.
국민의당 김태일 혁신위원장은 29일 T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안 전 대표는) 자신을 위해 뛰었던 집단과 세력에 대해 장수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뭔가 적극적으로 나서서 수습과 위기돌파의 리더십을 보여주기를 바라는 것이 당 주변의 소망”이라고 말했다. 같은 당 황주홍 최고위원도 이날 CPBC 라디오 인터뷰에서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만 갖고도 정치적, 도덕적인 입장 표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국민의당의 태도를 두고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일단 검찰이 명명백백하게 조직적 개입에 대한 그런 꼬리 자르기가 아니고 수사가 더 있어야 하고 수사 결과에 따라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안 전 대표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고 본다”며 “민주주의를 유린하고 헌정 질서를 어지럽힌 행위라는 점을 공당으로서 인식해야 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국민의당이 서둘러 이씨의 ‘단독 범행’으로 선을 그은 것은 당의 존립이 위태로워질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그럼에도 여전히 현 국면을 타개할 만한 수습방안이 마땅치 않다는 게 당 내부의 현실적인 고민이다. 지난 27일 의원총회를 통해 증거조작 파문의 대응방안을 논의했지만, 의원들 간 이견이 노출됐을 뿐 뾰족한 해법은 나오지 않았다.
전문가들도 현재 국민의당이 마땅한 수습책을 찾기 힘들 정도로 당의 존립을 고민해야 되는 심각한 상황이라는데 입을 모았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이날 “국민의당은 수습방안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걱정스러운 상황”이라며 “당의 존립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사안이다. 검찰 조사가 나와 봐야 실마리가 보이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배종찬 리서치앤리서치 본부장도 “당의 존립에 치명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사건”이라며 “일단 당 차원의 신속한 내부 조사가 있어야 한다. 또한 지난 대선에서 있었던 일이기 때문에 안 전 대표의 군더더기 없는 사과 천명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국민의당 김동철 원내대표가 29일 국회에서 열린 원내정책회의에서 물을 마시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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