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문재인 대통령이 3일 “지금은 북한이 대화의 문으로 나설 수 있는 마지막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0일(현지시간) 미국 워싱턴D.C.에서 개최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 북한 핵문제 해결을 위한 단계적 접근방식에 대해 미국 측의 지지를 이끌어낸 가운데 후속조치가 주목된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만나 “트럼프 대통령과 북한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제재와 압박을 해나가되 대화를 병행키로 합의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이와 관련 한미 양국은 지난달 30일 정상회담 후 발표한 공동성명에서 ‘양 정상은 제재가 외교의 수단이라는 점에 주목하면서 올바른 여건 하에서 북한과 대화의 문이 열려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는 문구를 포함한 바 있다. 북핵 문제 해결 과정에서 대화보다 제재에 방점을 뒀던 미 행정부의 태도변화를 이끌어낸 것이다.
이에 대해 오바마 전 대통령은 “링컨 대통령은 국민 지지가 없으면 아무것도 할 수 없고 반대로 국민여론이 있다면 못할 일이 없다고 했다”며 “많은 한국민들이 문 대통령의 성공을 기원하고 있는 만큼 국민들의 기대를 충족시키리라 생각한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은 “트럼프 대통령을 만나 한미동맹을 더욱 강화시키기로 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를 거뒀다”며 “한미동맹이 더욱 발전할 수 있도록 오바마 전 대통령이 많은 조언을 해 주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도 “한국에 대한 미국민들과 한국 교민들의 강력한 지지가 있는 만큼 한미 관계는 더욱 굳건해 질 것”이라고 답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오전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을 만나서도 남북관계 개선 의지를 드러냈다. 문 대통령은 바흐 위원장에게 “이번에 전북 무주에서 열린 세계 태권도대회에 북한 시범단이 참가할 수 있도록 중재 역할을 해줬다”고 사의를 표하며 “그동안 남북관계가 꽉 막혀있었는데 스포츠 분야에서 교류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도 “대통령이 추진하시는 대화와 평화 정책 관련해 IOC는 항상 대통령님 곁을 지키고 있을 것”이라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과 바흐 위원장은 북한의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에 대해서도 의견을 나눴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참여는 IOC의 결정에 달려있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며 “만약 북한이 참여한다면 올림픽 정신의 고취에 기여할 뿐만 아니라 우리 지역과 세계의 평화, 그리고 인류 화합에 기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바흐 위원장도 “문 대통령의 남북 화해와 한반도 평화 정책을 적극적으로 지지하며 이것이 올림픽 정신에 부합하는 길”이라고 협조 의사를 밝혔다.
문재인(오른쪽) 대통령이 3일 청와대 접견실에서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을 접견하며 악수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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