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기자] 르노삼성자동차가 2개월 연속 국내 완성차 업체 중 내수 시장 판매 최하위를 기록했다. 여기에 아직 2년여가 남았지만 수출은 물론 르노삼성의 전체 실적을 이끌고 있는 닛산 로그의 생산중단도 예정된 상태다. 내수 시장 부진에 수출 효자 상품의 생산 중단 예정으로 위기에 봉착한 르노삼성의 향후 생존 전략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르노삼성은 지난 5월(9222대)에 이어 6월에도 내수 시장에서 9000대를 팔아 쌍용자동차에 밀려 국내 완성차업체 중 판매 최하위를 기록했다. ‘티볼리’와 ‘G4 렉스턴’으로 내수 시장에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는 쌍용차에 2개월 연속 밀린 것이다. 특히 올해 상반기 내수 시장 누적 판매량에서도 5만2882대를 팔아 5만3469대를 판매한 쌍용차에 밀렸다.
이런 상황에서도 르노삼성은 지난 3일 6월 전체 판매량이 전년 동월 대비 15.3% 증가했다고 밝혔다. 해외 시장에 총1만7815대를 팔아 전년 동월 대비 42.8%가 상승했기 때문이다. 르노삼성의 수출 실적을 이끈 차종은 닛산 로그와 QM6다. 특히 닛산 로그는 6월에만 1만1667대가 팔려 르노삼성의 6월 전체 판매량(2만6815대) 중 43.5%에 달했다. 닛산 로그가 르노삼성의 효자 차량이기는 하지만 바꿔 말하면 닛산 로그에 대한 의존도가 높다는 말이다.
이 차량은 협력 관계에 있는 닛산차의 위탁으로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만들고 있다. 르노삼성 부산공장은 닛산 큐슈공장과 함께 연간 로그 생산의 50%인 13만대를 생산하는 주요 생산기지다. 전량 닛산글로벌로 판매되고 닛산글로벌은 닛산 로그를 미국시장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가 만들지만 국내에는 판매되지 않는 차량이다.
닛산 로그는 지난 2008년 국내에 출시된 바 있다. 2009년에는 495대까지 판매량이 늘었지만 갈수록 판매량이 하락하면서 2013년에는 31대 판매에 그쳤다. 이후 닛산 로그는 국내 판매가 중지됐고, 2014년 9월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미국 수출을 위한 2세대 닛산 로그의 위탁 생산이 시작됐다.
문제는 르노삼성의 실적을 이끌고 있는 부산공장의 닛산 로그 위탁 생산이 2019년 9월에 끝난다는 것이다. 아직 2년 정도가 남았지만 닛산 본사는 로그 후속 모델을 개발하지 않고 있다. 이에 따른 르노삼성의 후속 모델 생산도 불투명한 상태다. 르노삼성은 자체 개발한 SM6와 QM6 등을 통해 수출 물량을 늘린다는 계획이다.
그러나 상황이 여의치는 않아 보인다. 지난 6월 르노삼성은 해외에 SM6 1237대, QM6 4863대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수출 물량이 조금씩 늘고 있기는 하지만 닛산 로그를 대체할 정도의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는 것은 아니다. 이에 대해 르노삼성 관계자는 “공장 생산량 계획이 내수와 수출 차량 다종화로 점증하고 있어 후속 계약은 다방면으로 검토 중에 있다”고 밝혔다.
지난 2014년 9월 르노삼성 부산공장에서 만드어진 닛산 로그가 첫 수출되는 모습.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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