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재훈기자] 서울시를 비롯한 전국 지방자치단체들이 공공자전거 사업을 확대하면서 최근 실적 부진에 시달린 국내 자전거 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공공자전거 납품을 통한 직접 매출 제고 효과뿐 아니라 관련 인프라 확충으로 레저용에서 생활용으로 인식 변화를 가져와 궁극적으로 개인 자전거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수요가 늘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알톤스포츠(123750)와
참좋은레져(094850),
삼천리자전거(024950) 등 국내 주요 자전거업체들은 지난해 일제히 실적 악화를 겪었다. 알톤스포츠와 참좋은레져(자전거사업부문)의 지난해 매출은 각각 526억원, 439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5.5%, 27.7% 급감했다. 삼천리자전거만 유일하게 매출이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149억원에서 57억원으로 크게 쪼그라들었다. 이는 지난 2015년 메르스 사태이어 최근 미세먼지 증가 등 악재가 겹치면서 덩달아 자전거 수요도 줄어들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최근 서울시, 대전시, 창원시, 고양시 등 전국 지자체들이 공공자전거 사업을 확대 시행하면서 업계 내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들 공공자전거는 공공입찰을 통해 국내 자전거업체 등에서 조달받고 있다. 특히 OEM(주문자 상표 부착 생산) 방식으로 자전거 완제품을 제조·생산하는 타사와 달리, 유일하게 자체 공장을 보유하고 있는 알톤스포츠가 가장 많은 물량을 공급하고 있다. 이 회사는 현재 7000여대 수준인 서울시 공공자전거의 80~90%를 제조해 납품한 것으로 전해진다.
서울시는 올해까지 공공자전거를 2만대까지 늘리고 대여소도 1290개까지 대폭 확대해 공공자전거 대중화를 이끌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시만 놓고 봐도 올해 안에 1만3000대 가량의 추가적인 공공자전거 수요가 발생한다는 말이다. 나라장터(국가종합전자조달)에 따르면 서울시 공공자전거의 대당 발주 금액은 30만원 수준이다. 추가 납품으로 자전거 업계가 가져갈 매출 규모가 40억원에 달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국내 자전거 업계가 더욱 기대하고 있는 부분은 공공자전거 확대에 따른 관련 인프라 확충이다. 지자체들이 공공자전거 사업을 확대하면서 자전거 숫자뿐 아니라 관련 인프라도 함께 늘려가고 있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 10년 동안 자전거 전용도로 등 인프라가 눈에 띄게 많아졌다"면서도 "하지만 자전거 보급률이 70% 이상인 유럽 국가들에 비하면 자전거를 안전하고 편하게 탈 수 있는 여건이 크게 부족한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는 "공공자전거 사업으로 인해 관련 인프라가 확충되고 자전거 이용에 편의성이 커지면, 공공자전거뿐 아니라 일반 자전거 이용자 수도 크게 증가해 자전거 수요 증가로 이어질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정재훈 기자 skjj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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