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저임금 1만원, 지금은 현실적 불가능"
소상공인 인건비 비중 30% 이상 '부담'…반대 입장 커
2017-07-12 16:53:22 2017-07-12 16:53:22
[뉴스토마토 임효정기자] # 경기도에서 PC방을 운영하는 김모씨는 지난해까지 아르바이트생 두 명을 두고 일했지만 올해부터는 한 명만 고용하고 있다. 손님은 점차 줄고 있는 상황에서 인건비만 늘자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그는 "한달 수익에서 임대료, 세금, 인건비를 제외하면 오히려 아르바이트생 월급보다 적게 나올 때도 있다"며 "임대료나 세금은 줄일 수 없는 탓에 인건비 부담을 덜기 위해 아르바이트생을 줄였다"고 말했다. 이어 "아르바이트생을 하루종일 근무하게 할 수 없으니 아침저녁으로는 혼자 가게를 운영한다"며 "시급이 1만원으로 오른다면 더이상 아르바이트생을 쓸 수 없을 것"이라고 한숨을 내쉬었다.
 
노동계의 최저임금 1만원 인상 요구에 인건비 부담을 우려하는 소상공인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12일 소상공인연합회가 500여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전체응답자의 30.3%가 월 매출액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30~40%라고 응답한 것으로 나타났다. 월 매출액 중 인건비가 차지하는 비중이 40% 이상인 응답자도 42.7%에 달했다.
 
인건비에 대한 부담이 높은 상황에서 노동계가 주장하는 최저임금 시급 1만원은 소상공인의 생존을 위협하는 것이라는 게 이들의 입장이다.
 
이날 공개한 설문 조사에 따르면 최저임금 1만원 인상 시 본인 수익에 20~30%가 삭감될 것이라고 말한 소상공인이 25%로 나타났다. 또한 35.1%는 임금상승으로 경영이 어려워질 경우 생존을 위한 대책으로 근로자 인원감축을 꼽았다. 소상공인연합회 관계자는 "3곳 중 1곳이 최저임금으로 경영환경이 나빠질 경우 근로자 인원감축이 불가피하다고 느끼고 있다"며 "이는 사업장의 대한 축소와 폐업으로 이어짐으로써 오히려 일자리가 더 줄어들 수 밖에 없다"고 말했다.
 
실제로 고용인원 없이 주인 혼자 가게를 운영하는 자영업자 수도 상당한 수준이다. 지난 2015년 기준 고용원이 없는 단독 사업자는 전체 480만여명 국내 자영업자 가운데 80%가량에 달했다. 앞선 관계자는 "소상공인들이 받을 타격은 심각함으로 최저임금에 대한 일방적인 인상이 아닌 충분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업계는 차등적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최승재 소상공인연합회장은 "최저임금 1만원은 소상공인의 생존의 문제를 담고 있는 것으로 최저임금인상으로 오히려 경영자의 임금이 삭감되고 경영애로의 문제가 심각하게 된다"며 "생계형 소상공인들의 처지가 근본적으로 다르기 때문에 똑같은 잣대를 적용하는 것은 소상공인들에게는 가혹한 처사"라고 비판했다.
 
업계에서는 업종별, 지역별 차등인상을 해결책으로 제시하고 있다. 최 회장은 "고용의 질과 형태도 다르고, 근로자들이 근로에 임하는 강도와 자세도 다를 수 밖에 없다"며 "근본적으로 유연한 구조를 가진 소상공인업종의 일자리의 노동강도와 형태를 면밀하게 분석하고 그에 맞은 차등화를 통해 최저임금의 해법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임효정 기자 emyo@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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