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기자]
LG화학(051910)의 아픈 손가락으로 꼽히던 배터리 사업이 오랜 부진을 끊었다. 지속된 손실에 업계 영업 1위 자리를 내주면서도 꾸준히 진행해온 투자가 결실을 거뒀다는 평가다.
LG화학은 6분기만에 적자를 벗어난 전지부문 수익 개선에 힘입어 전년 동기 대비 18.7% 증가한 7269억원의 2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매출액 역시 22.3% 증가한 6조3821억원이었다.
LG화학의 호실적을 이끈 주요 원인은 단연 전지부문이었다. 기초소재부터 전지, 정보전자소재, 생명과학, 자회사 팜한농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종합 화학사의 입지를 누리고 있는 LG화학에 미래성장동력축 중 하나로 꼽히는 전지부문은 매번 수익성의 발목을 잡는 요소였다. 기초소재부문 호황에 힘입어 각 화학사들이 역대 최대 수준의 경영실적을 거둬들인 지난 1분기에도 LG화학은 전지부문 적자로 업계 영업이익 1위 탈환에 실패했었다.
하지만 2분기 소형전지의 글로벌 고객과의 사업확대 및 에너지저장장치(ESS) 고성장세 지속, 전기차 판매 호조 등에 따라 전지부문 전 분야가 고르게 성장해 실적에 기여했다. 전지 부문만 보면 매출 증가폭이 전년 동기 대비 38.4%에 이른다.
특히 글로벌 친환경차 시장 확대에 따른 전기차 배터리 수주량 증가가 크게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올 1월부터 지난 5월까지 출하된 LG화학의 전기차 배터리량은 604.4MWh에서 1526.7MWh로 152.6%나 성장했다.
글로벌 상위 5개 업체 중 가장 높은 성장률일 뿐만 아니라, 같은 기간 전세계 총 출하량 증가율 12.6%의 10배 이상에 달하는 수치다. 점유율 역시 지난해 5.9%에서 올해 13.2%로 뛰어오르며 중국 BYD를 제치고 업계 1위 파나소닉(29.7%) 다음 가는 비중을 차지하고 있다.
LG화학 기술연구원 직원들이 배터리 분리막 제품 품질 검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LG화학
LG화학은 향후 공격적 투자를 통해 모처럼 찾아온 전지부문 수익성 개선에 박차를 가할 방침이다. 단기적 목표는 올해 흑자달성이다. 이를 위해 내년 본격 양산에 돌입하는 폴란드 공장을 포함해 국내 오창과 미국, 중국 등 4개 공장을 증설, 2020년까지 자동차 배터리 생산력을 최대 4배까지 끌어올리기로 했다. 자국 기업 보호정책으로 타격을 받고 있는 중국내 생산 공장 물량은 유럽 등의 수출로 타격을 상쇄한다.
또 최근 가격 급등이 이슈로 떠오른 배터리 핵심소재 코발트 변동성 대응을 위해 코발트 비중이 적은 신형 배터리 개발에도 힘쓰고 있다. 코발트 가격 비중은 소형의 경우 10% 이상, 자동차용의 경우 6% 가량의 원가 비중을 차지한다.
정호영 LG화학 최고재무책임자(CFO)는 "IT기기향 소형전지 수요확대와 ESS의 계절적 성수기, 배터리를 공급한 신형 전기차 하반기 출시 등 경영환경이 나쁘지 않은 만큼 분기뿐만 아닌 연간 기준 흑자가 목표"라고 말했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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