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권, 주당 근로시간 52시간으로 단축 '속도전'
국회 환노위서 본격 심의 예정…26개 특례업종 대책도 논의
2017-07-30 16:03:59 2017-07-30 18:09:41
[뉴스토마토 박주용기자] 정부·여당이 문재인 대통령의 노동 관련 핵심 대선 공약인 근로시간 단축에 속도를 내기 시작했다. 여야가 지난 3월 주당 최대 68시간까지 허용되는 근로시간을 52시간으로 단계적으로 단축하는 데 의견 접근을 이룬 만큼 오는 9월 시작되는 정기국회에서 반드시 관련 법안을 처리하겠다는 방침이다.
 
30일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에 따르면 여야는 31일 고용노동소위원회를 열어 주당 근로시간을 최장 68시간에서 52시간으로 줄이는 내용을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일부개정안을 심의하기로 했다. 현행 근로기준법상으로도 주당 근로시간은 52시간(40시간+초과 12시간)이지만, 휴일은 1주에 포함되지 않는다는 정부의 행정해석에 따라 그동안 68시간(52시간+휴일 16시간)으로 적용돼왔다. 이 때문에 여권은 꾸준히 1주의 범위에 휴일을 포함하는 내용으로 법 개정을 추진해왔다.
 
환노위 소속 더불어민주당 간사인 한정애 의원은 이날 “52시간으로 가야 된다는 것은 여야 간에 어느 정도 공감대가 섰다”고 밝혔다. 다만 ▲휴일근로 할증률 ▲탄력근로제 확대 여부 ▲300인 이하 사업장에 대한 8시간 특별연장근로 4년간 허용 여부 등의 쟁점에 대해선 아직까지 이견을 좁히지 못 하고 있다. 바른정당 간사인 하태경 의원은 “31일 하루정도 논의로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라며 “쟁점이 복잡하게 있고, 정권이 바뀌면서 다른 당들도 입장 조정 가능성이 있어서 확인도 해야 된다. 9월정도 돼야 알 수 있을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근로시간 특례업종에 대한 대책도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운수업, 금융보험업, 통신업 등 26개 특례업종의 경우 사용자와 근로자 대표가 서면 합의하면, 연장근로를 무한정 연장할 수 있다. 이로 인해 버스 등 운송업에서 장시간 근로로 사고가 빈번하게 발생해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이들 업종의 총 근로시간을 주당 58시간 혹은 60시간으로 제한하는 안이 거론될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지난 28일 당정협의에서는 졸음운전의 원인으로 꼽히는 과로 예방을 위해 운수업에 적용 중인 근로시간 특례업종 일부 제외 또는 근로시간 상한설정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한정애 의원은 “특례업종을 26개에서 10개 업종으로 줄이자고 논의하고 있는데 10개 업종 중에서 버스 운송업이 들어가 있다. 세계적인 추세로 봐도 버스 운송업 주간 근로시간 한도를 48시간으로 하고 있는데 우리는 거의 특례로 7~80시간 한다”며 “그렇게 하면서 교통사고가 줄지 않는다, 경제 손실이 26조원이나 된다고 이야기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 운송업을 빼는 것에 대해 어느 정도 공감대를 이뤘다”고 밝혔다.
 
한 의원에 따르면 환노위 소속 여야 의원들은 다음달 21일부터 25일까지 일주일 간 노동법안소위를 열어 관련 근로기준법 등 관련 법안들을 집중 논의할 계획이다. 이 과정에서 특례업종 대책도 최종 결정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 28일 국회 귀빈식당에서 열린 사업용 차량 졸음운전 방지대책 당정협의에 참석한 김현미(오른쪽 세번째) 국토교통부 장관이 모두발언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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