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상윤기자] 문재인정부가 연내 '한국해양진흥공사법'을 제정한다. 동시에 정부의 금융 지원이 세계무역기구(WTO) 간접보조금 문제로 비화되거나, 국내 조선소 발주로 이어지지 않을 가능성 등 풀어야 할 숙제도 많다는 지적이다.
국정기획자문위원회는 지난 19일 '해운·조선 상생을 통한 해운강국 건설' 과제를 발표했다. 새 정부의 국정운영 5개년 계획 100대 과제 중 하나다. 한국해양진흥공사 설립, 국적 선사간 한국해운연합 결성, 친환경 폐선보조금 지급 등이 추진된다. 국적 선사의 신조 발주를 지원하고, 국내 조선소가 해당 선박을 건조하는 상생 구조를 만드는 것이 골자다. 정부는 올해 한국해양진흥공사법을 제정하고, 오는 2022년까지 100척의 신조 발주 환경을 조성한다.
이와 관련 김태일 한국해양수산개발원(KMI) 해운정책연구실장은 31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해양수산 국정과제 이행전략 세미나'에서 "국내 해운업은 한진해운 파산 후 국제 경쟁력이 크게 약화됐다"며 "선사를 지원할 원스톱 체계를 구축하고, 공공 선박을 국내 조선소에 발주하는 방법을 통해 해운업과 조선업이 상생할 수 있도록 정책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언했다.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31일 '해양수산 국정과제 이행전략 세미나'에 참석해 축사를 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업계에선 이 같은 정책 지원이 해운·조선 분야의 경쟁력 확보로 이어지려면 풀어야 할 숙제가 많다고 입을 모은다. 최윤성 현대상선 재경본부장은 "국적 선사가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선 100만TEU 이상의 선복량을 확보해야 한다"며 "공사 설립 이전에 정부가 운영했던 신규 선박 지원 프로그램이나 펀드 지원 등도 일관되게 실행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선업계 관계자도 "국제 환경 규제가 강화되고 있는 만큼 폐선보조금 지급은 효과가 있을 것"이라면서도 "선사들이 선박 건조 비용이 싼 중국에 발주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에 국내 조선소가 얻는 이득은 의문"이라고 말했다. 이어 "해운사 금융 지원이 조선소 간접보조금으로 인식될 경우 WTO에 제소될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신상윤 기자 newma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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