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혼다에도 밀려…'신차 부재' 고민 깊어진 허성중 사장
판매 격차 1년만에 30대서 400대로…신차 부재로 하락세
2017-08-10 06:00:00 2017-08-10 06:00:00
[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최근 수입차시장에서 일본차의 약진이 두드러진 가운데 일본차 3사 중 한국닛산만 크게 웃지 못하는 상황이 펼쳐지고 있다. 한국토요타가 여전히 선두를 달리고 있는 가운데 뒤쫒던 혼다코리아의 최근 실적이 크게 상승했지만 한국닛산은 일본차 업체 3위로 밀려난 후 회복하지 못하는 모습이다. 
(왼쪽부터 시계방향) 업계 1위를 달리는 토요타의 ‘프리우스 프라임’, 혼다 ‘어코드 하이브리드’, 닛산의 ‘노무라’, 혼다코리아의 ‘CR-V'. 사진/뉴시스
 
9일 업계에 따르면 닛산은 지난 7월 국내 시장에서 닛산 브랜드 차량을 총593대를 팔았다. 이는 같은 일본차 업체인 토요타의 판매량(1091대)과 혼다코리아 판매량(1001대)에 비해 뒤처진 수치다.
 
특히 혼다와 닛산의 지난해 판매량과 올해 판매량을 비교하면 더 극적인 차이가 난다. 지난해 7월 혼다와 닛산 판매량은 각각 412대, 382대였다. 판매량 격차가 30대 뿐이었다. 그런데 지난 7월 혼다는 1001대(전년 동월 대비 143% 상승)를 팔았지만, 닛산은 593대(전년 동월 대비 55.2% 상승)를 판매하는데 그쳤다. 1년만에 판매량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지난 7월 혼다 판매량이 갑자기 상승한 이유는 최근 출시한 신차 효과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혼다는 지난 7월 CR-V(지난 5월 출시)를 313대, 어코드 하이브리드(지난 1월 출시)를 170대 팔았다. 최근 출시한 2개 차종의 판매량이 전체 판매량의 48%에 달한다. 반면 닛산은 지난해 9월 무라노 하이브리드를 국내에 출시한 이후 아직까지 신차가 없는 상황이다. 무라노 하이브리드의 지난 7월 국내 판매량은 달랑 12대였다. 한국닛산은 오는 9월 패스파인더 부분변경 모델을 국내에 출시하고 대형 SUV 시장에 도전장을 내민다. 
 
한국닛산의 지난해 국내 실적도 토요타·혼다와 대조를 이룬다. 3사가 내놓은 지난 2016년 회계연도 감사보고서(2016년 4월~2017년 3월)에 따르면 토요타와 혼다는 흑자인 반면 닛산은 적자를 기록했다. 토요타와 혼다는 지난해 각각 영업이익 452억원, 262억원을 달성했다. 닛산만 226억원의 영업적자를 기록했다.
 
이 때문에 업계에서는 취임 6개월을 보낸 허성중 한국닛산 사장의 향후 행보에 관심을 쏟고 있다. 지난 2월 취임한 허 사장은 한국닛산은 물론 닛산 전체의 첫 한국인 최고경영자(CEO)로 큰 관심을 받았다. 그만큼 닛산그룹에서 거는 기대가 크다. 업계에서는 지난해 배출가스 서류조작 파문으로 판매가 중단된 캐시카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와의 친밀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라는 해석도 나왔다.
 
결국 허 사장의 성공 여부는 500대 언저리에 머물고 있는 닛산 차량의 월별 판매량을 경쟁업체와 비슷한 수준으로 끌어올리느냐에 달렸다. 다만 올들어 닛산 월별 판매량이 600대를 넘어선 것은 지난 3월(649대)이 유일하다. 이를 리더만 바꾼다고 달라질 것이라 보는 것은 무리라는 지적이다.
 
업계 관계자는 "자동차업계의 특성상 신차를 내놓을 타이밍을 놓치면 경쟁에서 뒤처질 수 밖에 없다"며 "한번 뒤처지면 이미지가 추락하고 이를 극복하려면 신차를 방불케 하는 페이스리프트나 차종별 새 모델을 들여와 한국시장에 최적화해 내놓는 것만이 살 길"이라고 지적했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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