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뉴스토마토 김지영 기자]기간제 교사와 스포츠·영어 전문강사 등의 정규직 전환은 사실상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교원임용시험 준비생들의 반발이 거센 데다 제도적으로도 한계가 따르기 때문이다.
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는 정부가 지난달 발표한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에서 비정규직 교원을 전환 대상에서 제외한 데 반발하며 기자회견 등을 통해 정규직 전환을 요구해오고 있다.
하지만 비정규직 교원의 정규직 전환은 현실적으로도, 제도적으로도 어렵다는 게 관계부처의 대체적인 분위기다. 형평성 논란과 별개로 비정규직 교원들은 원칙적으로 정규직 전환 기준에 부합하지 않고, 이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고 해도 법적 틀 안에서 가능한 방식을 찾기가 쉽지 않다는 이유다.
기본적으로 비정규직 교원은 정부의 정규직 고용 기준인 ‘상시·지속적 업무’와 ‘생명·안전 관련 업무’에 포함되지 않는다. 기간제 교사는 상당수가 파견·휴직 대체인력이고, 전문강사는 정규교육과정 외 과목을 담당한다. 파견·휴직자 규모가 일정하게 유지된다고 해도 대체인력 자체가 개별 파견·휴직자의 업무를 대체하는 인력이기 때문에, 파견·휴직자가 복귀하면 업무가 종료된다. 전문강사도 정규교육과정 외 과목을 가르쳐, 각 학교가 해당 과목을 폐지·변경하면 업무가 사라진다. 따라서 이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려면 정규직 전환 기준을 바꾸고, 이에 따라 기존에 전환 대상에 포함되지 않았던 대상들도 모두 전환해야 하는 문제가 생긴다.
특히 공무원과 직군·직렬이 구분돼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고용 가능한 다른 공공부문 비정규직과 달리, 기간제 교사 등은 교육공무원인 정규직 교사들과 직렬부터 업무까지 모두 겹친다. 따라서 비정규직 교원을 정규직으로 전환하려면 교육공무원법에 따른 공무원 교사로 임용해야 하는데, 이를 위해선 공개전형(공무원임용시험) 외에 다른 채용절차가 마련돼야 한다. 이 경우 전환 절차를 둘러싼 위법·특혜 시비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1차적으로 가이드라인에 걸리고, 전환한다고 해도 가능한 방식이 없다”며 “특히 공무원 임용은 반드시 법으로 정해진 절차에 따라야 한다. 법을 벗어나 채용에 예외를 두는 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9일 오후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전국기간제교사연합회 주최로 진행된 '기간제교사도 교사다! 정규직화하라! 집회' 참석자들이 기간제교사 정규직화, 정교사 확충 촉구 구호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김지영 기자 jiyeong8506@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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