흔들리는 '밥솥 명가'…쿠쿠·쿠첸 실적 '동반 내리막'

내수시장 침체 ·중국 사드 영향으로 밥솥 실적 악화

[뉴스토마토 이보라 기자] 국내 밥솥 양강이 1분기에 이어 2분기에도 나란히 저조한 실적을 내놨다. 국내 밥솥 시장이 정체된데다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THAAD·사드) 배치로 인해 국내외에서 밥솥 매출이 부진했던 것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그나마 신사업이 본사업의 부진을 방어한 것으로 풀이된다.

 

16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쿠쿠전자(192400)는 2분기 15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기간보다 31.6% 떨어진 수치다. 같은기간 매출액은 전년동기보다 1.9% 오른 1665억원으로 집계됐다. 쿠첸(225650)은 2분기 57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해 전년 동기에 비해 적자폭이 확대됐다. 매출액은 493억원으로 지난해 동기에 비해 22% 가량 떨어졌다.

 

업계에서는 국내 밥솥 시장이 수년째 정체되고 있는데다 사드 배치에 따른 중국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밥솥 매출이 줄어드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사드 이슈 여파로 중국 현지 매출 이 감소했고, 중국 방문객이 급감하면서 면세점 매출이 줄어들었다"고 설명했다.

 

쿠쿠전자의 경우 지난해 전체 매출에서 밥솥이 차지하는 비중은 69.4%였지만 올 2분기에는 그 비율이 59.2%까지 떨어졌다. 회사 관계자는 "렌탈 부분의 실적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지만 가전 부문이 저조하면서 실적감소로 이어졌다"고 설명했다.

 

쿠첸 역시 전체 매출의 80% 를 차지하는 간판 품목인 밥솥 매출이 고전 했던 것으로 분석된다. 회사 관계자는 "밥솥의 수출과 내수 판매가 감소했고, 경쟁심화로 인한 판관비 지출이 늘면서 수익성이 악화됐다"고 말했다.

 

쿠첸은 올2분기 IH압력밥솥, 열판 압력밥솥, 일반밥솥 등 전 분야에 걸쳐 매출이 감소했다. 프리미엄급인 IH압력밥솥의 경우 지난해 698억원의 매출을 올렸지만 올해는 566억원에 그쳤다. 열판압력과 일반밥솥의 경우 전년에 비해 10% 가량씩 매출이 떨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한때 고가의 프리미엄 밥솥의 매출이 늘어나며 업체들의 성장을 이끌었지만 이미 가격이 올라갈대로 올라간 상태로 판매가 예전만 못하다"며 "사드 이슈 역시 매출에 악영향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양사가 신사업에 주력하는 것도 밥솥 시장의 한계를 인정하는 것 아니겠냐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다만 양사의 신사업은 선방했다. 쿠쿠전자의 2분기 국내 렌탈사업 매출은 1309억원으로, 전년 동기(1051억원) 보다 24%나 늘었다. 쿠첸의 전기레인지의 경우 올해 2분기 189억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지난해보다 5.6% 증가한 수치다.

 

양사는 신제품으로 분위기 전환을 노린다는 전략이다. 쿠쿠전자는 사업 분할을 통해 본격적으로 렌탈 사업을 키워나가고 있다. 쿠쿠전자 관계자는 "렌탈 사업 육성과 함께 최근 선보인 '홈케어 서비스'의 품목을 확대할 것"이라며 "정수기와 청정기, 밥솥 신제품 출시도 앞두고 있다"고 전했다.

 

쿠첸은 다음달 초에 프리미엄밥솥 신제품 출시를 통해 반전의 모멘텀을 찾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쿠첸 관계자는 "전기레인지 사업군에서도 제품 출시 및 공격적인 판매를 통해 포트폴리오를 다각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보라 기자 [e-mai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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