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최용민 기자] 내수는 물론 해외 시장 판매 상승을 위한 기아차의 전략이 ‘저가형’과 ‘고급형’ 등 투 트랙으로 나눠지는 분위기다. 소비자의 욕구가 뚜렷한 시장에 대한 맞춤형 판매 전략이 향후 기아차의 중장기 전략이 될 것으로 보인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기아차는 내년 초 출시 예정인 K9 후속 모델에 기존 차명과 기아 엠블럼 대신 새로운 차명과 엠블럼을 부착할 것으로 알려졌다. 고급화 전략을 통해 그동안 부진했던 K9의 판매 실적을 끌어올리겠다는 의도로 풀이된다. K9은 그동안 기아차의 대표적인 대형 세단임에도 불구하고 대중적인 이미지를 극복하지 못해 저조한 판매를 기록했다. 올 들어 7월까지 1027대 판매에 그쳤다. 기아차는 모하비를 시작으로 올 상반기 출시한 스포츠 세단 ‘스팅어’에 독자 차명과 엠블럼을 장책해 기존 모델과 차별화를 시도한 바 있다.
업계에서는 K9 후속 모델의 독자 차명과 엠블럼 사용을 시작으로 기아차의 ‘고급화’ 전략이 본격 시도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기아차는 당초 스팅어 출시 전 현대차의 제니시스와 같은 고급 브랜드 출범을 검토했지만, 프리미엄 브랜드 도입이 아직은 이르다는 판단 아래 보류시킨 바 있다. 그러나 스팅어가 출시 4개월만에 5000대 이상 팔리면서 기아차 고급화 전략에 다시 불을 지핀 것으로 보인다.
기아차의 또 다른 판매 전략은 중국 현지 모델에서 찾을 수 있다. 기아차는 올 연말까지 차체가 작고 가격 경쟁력을 높인 중국형 현지 모델 4종을 잇따라 출시할 예정이다. 기아차 등에 따르면 중국 합자법인 ‘둥펑웨이다기아’는 이달 말 ‘K4’ 상품성 개선 모델을 시작으로 9월 ‘페가스’와 ‘KX 크로스’, 11월에는 ‘K3’ 후속 모델을 줄지어 중국 시장에 내놓는다.
특히 엔트리 모델인 페가스와 KX 크로스는 중국 내 기아차의 가격 경쟁력을 한층 높여줄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페가스의 기반이 된 소형 세단 K2는 중국 현지에서 7만2900위안(약 1240만원)에 판매되고 있다. KX 크로스보다 한단계 높은 모델인 KX3의 현지 가격은 11만6800위안(약 1980만원)이다. 업계에서는 페가스와 KX 크로스가 기존 모델보다 약 1만~2만위안(약 170만원~340만원) 가량 저렴하게 판매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기아차가 최근 판매 부진에 빠진 중국 시장에 중저가 모델로 승부수를 띄운 이유는 이 곳 현지의 구매 특성 때문이다. 중국은 현재 토종 업체의 중저가 모델의 판매가 늘어나면서 자동차 시장이 급성장하고 있다. 중국 시장에서의 국산차 판매 부진은 사드 배치가 가장 큰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그러나 여기에 가격 경쟁력까지 없다면 중국 시장에서 자동차를 판매하는 것은 더욱 어려운 일이 될 수 있다. 이 때문에 기아차는 가격 경쟁력을 갖춘 중저가형 모델의 중국 출시를 서두르고 있는 것이다.
기아차가 올해 상반기 독자 엠블럼을 장착하고 출시한 프리미엄 세단 '스팅어' 사진/뉴시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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