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남·호남권 은행장 인선 희비 엇갈려
BNK 회장 낙하산 논란·DGB 회장은 자진사퇴설
JB금융, 광주-전북은행 안정적 지배구조 구축 '순항'
2017-08-30 08:00:00 2017-08-30 08:04:31
[뉴스토마토 이종용 기자] 새 정권이 출범하고 난 뒤 지방은행을 대표해온 은행장 인사에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영남 지역 기반을 둔 은행에서는 최고경영자의 자진사퇴설과 낙하산 인사 논란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호남 지역을 기반으로 둔 은행에서는 안정적인 지배구조 교체를 보이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넉 달째 경영공백 상태가 이어지고 있는 #BNK금융그룹의 차기 회장 인선 작업이 낙하산로 인해 다음달로 연기됐다. DGB금융지주(139130)의 경우 비자금 사건에 연루된 박인규 회장 겸 대구은행장의 자신 사퇴설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부산·경남 지역을 기반으로 한 BNK금융은 성세환 전 회장 겸 부산은행장의 구속기소 후 이어져 온 수장 공백 상태가 해소되지 않고 있다.
 
BNK금융의 임원후보추천위원회는 지난 17일에 이어 21일 회의에서도 부산은행 노조 등이 '부적격 낙하산 인사'로 규정한 김지완 전 하나대투증권 대표 등 3명 가운데 1명을 선정하지 못하고 오는 9월 8일 다시 논의키로 했다. 임추위원들이 김 전 대표와 박재경 BNK금융 회장 직무대행을 각각 지지하며 3대3으로 의견이 갈려 결론을 낼 수 없었기 때문이다.
 
김지완 전 부회장은 노무현 전 대통령과 같은 부산상고 출신인 데다 2012년 대선과 2017년 대선 당시 문재인 캠프에서 활동한 바 있다. 부산은행 노조에서는  "자격 없는 외부 인사는 절대 안 된다"며 강력 반발하고 있다.
 
TK 지역의 중심은행인 DGB금융지주는 수억원대 비자금 착복 의혹이 제기된 박인규 회장에 대한 사퇴설이 지속적으로 불거져 나오고 있다. 박 회장에 대해선 대구지방경찰청이 내사를 진행 중이다.
 
정권 교체로 인해 박 회장의 리더십이 영향을 받고 있다는 시각도 존재한다. 박 회장은 대구상고와 영남대학교 출신으로 친박 성향의 인사로 분류된다. 투서가 본격적으로 제기된 것도 작년 말 박 회장이 연임을 앞두고 있는 시점부터 올 초 정권 교체 후 연임 임기를 시작한 때부터로 알려졌다.
 
특히 박 회장 전임이었던 하춘수 전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지난해 4.13 총선에 새누리당(현 자유한국당) 후보로 국회의원에 출마하면서 친박 인사의 이미지가 굳어졌다.
 
이와 반대로 호남 지역의 연고를 둔 JB금융지주 주력 계열사인 광주은행과 전북은행의 차기 수장 후보가 매끄럽게 결정됐다. 광주은행 및 전북은행 임추위는 각각 송종욱 광주은행 부행장과 임용택 전북은행장을 차기 은행장 후보로 확정했다.
 
이번 인선에서 주목할 만한 대목은 김한 JB금융 회장이 3년간 겸직하던 광주은행장직을 분리시켰다는 점이다. 회장 및 행장을 도맡아 오던 지방금융지주에도 권력 분산의 필요성이 부각되면서 조직 안정을 꾀하는 모습이다.
 
금융권에서도 최대 화두는 지방은행장 인선이다. 바로 이번 인선의 향배가 앞으로 줄줄이 이어질 다른 민간 금융권 수장 인선에도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윤종규 KB금융(105560)지주 회장 겸 국민은행장의 임기는 11월말에 끝나 내달부터 차기 회장 인선 작업에 착수해야 할 상황이다. 하나금융지주 역시 김정태 회장이 내년 3월 임기 만료를 앞두고 있고, 지난 4월 연임에 성공한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은 내년 4월 임기가 끝난다.
 
금융권 관계자는 "새 정부가 대놓고 압력을 행사하지는 않아도 알게 모르게 금융사 수장에 개입하고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며 "다른 금융권 수장들이 정치권 외압 등으로 거취에 영향을 받고 있는 만큼 일련의 사태를 예의주시하는 분위기다"고 말했다.
 
박인규 DGB금융지주 회장 겸 대구은행장이 대구 칠성동 대구은행 본점에서 사과문을 발표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의중 금융산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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