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정기종 기자]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 각축을 벌이고 있는 한·중·일 3국이 각기 다른 전략으로 패권을 노리고 있다.
6일 글로벌 전기차 시장조사업체 SNE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전 세계 전기차 배터리 누적출하량 상위 5위 이내를 한·중·일 3국이 모두 싹쓸이했다.
이 기간 4974.9MWh의 전기차용 배터리를 출하한 일본의 파나소닉은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인 미국의 테슬라와 동맹 관계다. 테슬라는 같은 기간 총 4만8006대의 전기차를 판매하며 지난해에 이어 전기차 시장 1위(점유율 13%)를 지키고 있다. 파나소닉은 테슬라 전기차 주요 모델들에 원통형 배터리를 독점 공급 중이다. 파나소닉은 지난 1일(현지시간)부터 6일까지 독일 베를린에서 진행된 '국제가전전시회(IFA) 2017'에서 테슬라의 전기차 XP100D를 전시하며 돈독한 협력관계를 과시하기도 했다.
국내 기업인 LG화학(2위)과 삼성SDI(5위)는 현대·기아차와 자동차의 본고장인 유럽의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일본과 견주어 기술력이 부족하지 않다는 평가다. 게다다 파나소닉이 테슬라에 공급 중인 원통형 배터리에 치우치지 않고 파우치형, 각형 등 다양한 포트폴리오를 갖추고 있다. 이는 다양한 해외 거래선 유치의 원동력이 됐다. 테슬라를 제외한 대부분의 전기차 제조업들이 원통형이 아닌 파우치형을 채택하고 있다.
특히 주요 거래사들이 폭스바겐 디젤 게이트 파문 이후 전기차에 집중하고 있는 유럽에 몰려있는 점은 LG화학(160.7%)과 삼성SDI(89.1%)가 올 들어 높은 출하량 증가율을 보인 계기가 됐다. 같은 기간 파나소닉(32.5%)과 중국 CATL(22.7%) 증가율을 크게 웃돈다.
중국 CATL(3위)과 BYD(4위)는 세계 최대 규모를 자랑하는 든든한 내수 시장을 바탕으로 급성장 중이다. BYD의 경우 7월까지 출하량이 지난해에 비해 6.5% 감소하며 다소 주춤한 모습을 보였지만, 최근 회복세로 돌아섰다. 여기에 경쟁자로 꼽히는 한국 업체들의 배터리를 탑재한 전기차에 정부가 보조금을 지원하지 않는 등 지원사격까지 등에 업은 상태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에 편중된 일본이나, 자국에서만 위력을 보이는 중국과 달리, 한국은 안정적 구조를 갖추고 있다"면서 "이는 앞으로 더욱 두드러질 강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중국이 사드 보복성 조치로 한국산 배터리에 대한 규제를 더욱 강화하고 있는 점은 위험요인"이라고 덧붙였다.
정기종 기자 hareggu@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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