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기부 R&D 예산 권한 논쟁
"전문성 필요" vs "예산 건전성 담보해야"
2017-09-18 18:47:24 2017-09-18 18:50:51
[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국가 과학기술 연구개발(R&D) 예산 권한을 기획재정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과학기술혁신본부로 이관하는 것에 대한 논쟁이 뜨겁다. 찬성 측은 과학기술 전문가들이 참여해 예산 운영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대 측은 재정 건전성을 위해 신중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 R&D 예산권 부여' 관련 토론회가 열렸다. 사진/박현준 기자
 
안준모 서강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18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R&D 예산권 부여, 어떻게 볼 것인가' 토론회에서 "과학기술이 빠르게 변하고 있어 기술을 중심에 놓고 법·제도·정책과의 융합이 필요하다"며 "R&D 예산 한도를 과기부와 기재부가 공동으로 설정하면 재정운영의 큰 틀도 준수하며 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재부에서 담당하는 예비타당성조사에 2~3년의 기간이 소요되는 것에 대한 지적도 나왔다. 조사기간이 길어지면서 필요한 R&D가 적기에 이뤄지지 못한다는 주장이다. 이건우 서울대 기계항공공학부 교수는 "기재부는 경제성 위주로 평가하지만 기초 분야 R&D는 전문성을 갖추고 장기적으로 해야 할 것이 많다"며 "R&D 지출한도를 설정하는 것도 전문가들이 있는 과기부가 기재부와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기재부 출신의 진영곤 중앙대 경영경제대학 교수는 예비타당성조사 수행에 전문성을 높이는 것에는 공감하면서도 R&D 권한을 과기정통부로 넘기는 것은 전체 예산 건전성 확보를 위해 곤란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진 교수는 "예비타당성조사는 사업계획이 구체적이지 않은 단계부터 시작해 완성도를 높여가는 경우가 많으므로 시간 낭비가 아니다"며 "필요한 조사는 한국개발연구원(KDI), 한국과학기술기획평가원(KISTEP) 등에서 하는데 인력이 부족한 실정"이라고 말했다.
 
우원식 더불어민주당 의원에 의해 발의된 국가재정법·과학기술기본법 개정안은 ▲R&D 예비타당성조사 권한을 기획재정부에서 과기정통부로 이관 ▲R&D 지출한도 설정 권한을 기재부 단독에서 기재부·과기정통부 공동으로 변경 ▲과기분야 출연연 예산의 심의 주체를 과기정통부로 일원화 등이 골자다.
 
한편 이날 토론회에 참석한 유영민 과기정통부 장관은 "R&D는 기술과 시장의 흐름을 보며 선제적으로 전략과 전술을 갖고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과기정통부를 믿고 R&D 예산권을 맡겨달라"고 말했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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