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은 12일 “복지부 자체 블랙리스트는 없지만 복지부 내 사람도 관련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사실이라면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 권미혁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열린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에서 “박근혜정부에서 복지부에도 블랙리스트가 있었다”며 “박 장관 역시 여기에 포함됐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에 따르면 박 장관이 2012년 정권교체를 위한 문재인과 안철수의 아름다운 동행을 지지하는 전국교수 1000명에 이름을 올린 점과 문재인 당시 통합민주당 상임고문 지지모임인 ‘담쟁이포럼’의 발기인으로 참여한 이력이 문제가 됐다.
권 의원은 당시 복지부 산하 위원회에 참여했던 다수 시민사회 전문가들이 블랙리스트에 올랐고, 이후 임기만료와 함께 교체됐다고 주장했다. 권 의원이 이날 공개한 박근혜정부 보건복지 분야 블랙리스트에는 ▲김경자 민주노총 부위원장 ▲조경애 전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 ▲김준현 건강세상네트워크 대표 등이 있었다.
권 의원은 “박 장관이 박근혜정부 재정정책 자문회의 위원으로 2014년 위촉된 후 3월17일 단 한 차례만 회의에 참석하고 블랙리스트가 작성된 5월 이후 임기 종료일인 지난해 2월까지 단 한번도 회의에 참석하지 못했다”며 “복지부 블랙리스트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장관은 “사실 확인부터 하고 사실이라면 조사하겠다”고 말했다. 박근혜정부가 위원회 거버넌스를 통해 블랙리스트 인사들을 관리했다는 권 의원의 지적에 대해서는 “거버넌스는 한 쪽에 편향되서는 안 된다”며 “다양성과 민주성, 대표성이 확보되도록 거버넌스 개선을 추진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날 야당에선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대책이 제대로 된 재정대책에 대한 검토없이 허술하게 추진했다는 지적이 쏟아졌다.
자유한국당 김상훈 의원은 이날 의사진행 발언에서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정책에 의견을 낸 전문가들의 명단이 없다”며 “5년간 30조원을 쓴다는 계획인데 복지부 자료를 보면 재정추계 대책도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성일종 의원도 “정부가 치매국가책임제를 내세우면서도 치매 환자들에게 가장 중요한 간병비를 정부 지원항목에 포함하지 않았다”며 “간병비가 포함되지 않았는데 어떻게 국가 책임제냐”고 꼬집었다.
자료제출 문제에 대해서는 여야 의원 모두가 목소리를 높이며 복지부를 압박했다. 민주당 남인순 의원은 “새 정부가 출범했는데도 자료제출이 여전히 불성실하다”며 “민주정부 3기가 출범했으니 정부도 국회를 존중하고 무겁게 생각해달라”고 요구했다.
한국당 김승희 의원도 “치매국가책임제와 관련해 수천억 원의 예산을 추경에서 확보하더니, 치매안심센터를 어떻게 운영할지에 관한 자료요구에 대해서는 복지부가 답이 없었다”며 “너무 자료를 안내 17개 시도에 제출해달라고 해서 겨우 받았다. 이런 행태가 계속된다면 국감을 제대로 할 수 없다”고 말했다.
12일 국회에서 진행된 보건복지위원회 국정감사장에서 박능후 보건복지부 장관이 의원 질의에 대답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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