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웅-메디톡스, 미국 법원 보톡스 판결 '공방'
"소송 부적합 판결"VS"내년 속개"…법원 결정 해석 '동상이몽'
2017-10-15 11:31:48 2017-10-15 11:31:48
[뉴스토마토 최원석 기자] 대웅제약(069620)메디톡스(086900)의 보톡스 균주 출처 공방이 다시 가열되고 있다. 미국 법원 판단을 두고 양사가 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법원이 한국 회사간의 분쟁에 대해 시시비비를 가릴 이유가 없다며 소송 청구 부적합 결정을 내렸다는 게 대웅제약 주장이다. 메디톡스는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내년 재판이 속개될 것이라고 맞서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메디톡스는 지난 6월 미국 캘리포니아 주법원에 대웅제약이 영업비밀을 침해했다며 대웅제약과 미국 파트너사인 알페온, 메디톡스 전 직원 A씨, 대웅제약 직원 B씨 등을 상대로 민사소송을 제기했다. 대웅제약이 메디톡스 전 연구원을 매수해 보톡스 균주 및 제조와 관련된 정보를 훔쳤다는 게 소 청구 취지다.
 
균주는 보톡스 원료물질이라고 할 수 있다. 보톡스는 균주를 무한 배양시켜 완제품으로 만들어진다. 전세계 판매되는 9개 보톡스 제품 중 5개 제품의 균주는 미국 위스콘신대학 균주에 기원을 두고 있다. 메디톡스는 위스콘신대학에서 보톡스를 연구하던 양규현 박사가 들여온 균주를 이용해 '메디톡신'을 개발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자사 균주를 도용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웅제약 '나보타'가 자사 제품과 염기서열(DNA 기본단위)이 일치한다는 것을 근거로 내세웠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에 보톡스 균주 전체 염기서열과 확보 과정 등 공개를 요구해왔다. 급기야 지난 6월 미국에서 소송을 청구했다. 
 
대웅제약은 메디톡스의 주장이 사실무근이라고 반박했다. 2014년 허가받은 '나보타'는 균주를 자체 발견해 독자 개발한 제품이라는 입장이다. 염기서열은 기업비밀이기 때문에 공개 요구는 부당하고 설명했다. 미국 시장 진출을 방해하기 위해 메디톡스가 보톡스 균주 논란을 촉발시켰다고 보고 있다. 실제, 대웅제약은 파트너사인 알페온을 통해 미국 식품의약국에 나보타 허가신청을 완료했다. 메디톡스는 미국에서 임상 3상 신청이 지연되는 상태다.
 
양사는 지난 12일 나온 미국 캘리포니아 주법원의 판결에 대해서도 엇갈린 해석을 내놓으며 신경전을 벌이고 있다. 이번 판결과 관련 대웅제약은 "미국 캘리포니아 법원이 메디톡스가 제기한 민사소송은 부적합하다는 판단을 내렸다"며 "미국 법원에서 다툴 일 아니다라는 게 요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미국 법원에 소송을 청구한 것은 미국 진출에 앞선 대웅제약(나보타) 발목잡기 전략"이라며 "이번 판결로 경쟁사의 방해 시도가 사라졌다"고 설명했다.
 
메디톡스는 대웅제약이 판결을 왜곡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에 판결문을 공개했다. 메디톡스 관계자는 "판결문에 메디톡스가 한국에서 대웅제약 등에 제기하는 소송 진행 여부를 보고, 2018년 4월13일 오전 9시 속개한다고 명기돼 있다"며 "미 법원 명령(Minute Order)에 따라 한국에서 소송을 곧 제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현호 메디톡스 대표이사가 지난해 11월 서울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보툴리눔 균주 전체 유전체 염기서열 공개' 미디어 설명회에서 대웅제약의 보톡스 염기서열이 자사 제품과 100% 일치한다며 균주 출처가 의심스럽다고 주장했다. 사진=뉴시스
 
최원석 기자 soulch3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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