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주용 기자] 25일 서울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 국정감사는 자료 요청 관련 협박을 받았다는 야당 의원의 주장으로 초반부터 파행을 빚었다. 위원들의 정식 질의가 시작도 되기 전이었다.
발단은 의사진행 발언을 요청한 자유한국당 정용기 의원의 ‘폭로’였다. 정 의원은 이날 “서울시에 태양광 발전사업 관련 자료를 요구했더니 이 사업과 관련된 기업인이 찾아와 낙선 운동을 하겠다는 등 협박성 발언을 했다”고 말했다. 그는 “해당 기업인은 서울시에 관련 자료를 요청하자마자 의원실로 찾아왔고, 두 번째 자료요구를 하자 또다시 항의성 방문을 했다”며 “어떻게 서울시에 대한 자료요구가 바로 기업인에게 전달될 수 있느냐”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 의원은 “관련 기업인이 2011년 서울시장 보궐선거에서 박원순 시장의 선거대책본부장을 맡은 바 있다”며 박 시장의 사과를 요구했다.
곧이어 한국당 의원들의 공세가 이어졌다. 김성태 의원은 “정 의원의 주장이 사실이라면 대의민주주의에 대한 심대한 도전”이라면서 “정보를 제공한 공직자가 누구인지, 박 시장 본인인지 밝혀달라. 이런 절차가 없으면 국감을 계속 진행할 수 없다”고 말했다. 이우현 의원도 “정 의원이 녹취록도 있다고 하는데 박 시장이 당연히 사과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거듭 사과를 요구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일단 박 시장의 의견을 들어보자”면서 상황을 수습하려 했지만 한국당 의원들의 정회 요구가 거세 결국 국감을 중단했다.
정 의원은 정회 후 다시 국감장으로 돌아와 협박 발언을 한 기업인이 허인회 녹색드림협동조합 대표라며 실명을 공개했다. 정 의원은 허 대표의 협박 발언이 담긴 녹취록도 제시했다. 한국당 의원들은 이후 성명을 내고 “박 시장과 서울시는 사안의 엄중함을 인식해 자료 제출 요구정보를 유출한 공직자를 명백히 밝혀야 한다”며 “국회를 무시한 서울시 행태를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약속하라”고 요구했다.
박 시장은 정회 뒤 속개된 오후 국감질의에서 “서울시 직원들이 유출하거나 의원 이름을 말한 적은 없고 업체에 팩트를 확인하기는 한 듯하다”며 “(허 대표가) 의원실에 했다는 말은 저도 이해가 잘 안되는 행태”라고 말했다. 민주당 민홍철 의원도 “허 대표의 개인일탈 같다”며 “국회를 존중하지 않은 것은 저도 유감”이라고 밝혔다.
한편 허 대표가 박 시장의 선대본부장을 지냈다는 정 의원의 주장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박원순(오른쪽) 서울시장이 25일 서울 중구 서울시청 신청사에서 열린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의 서울시에 대한 국정감사에 참석해 의원들의 발언을 경청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주용 기자 rukao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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