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해외여행이 급증하면서 인기를 얻고 있는 온라인 숙박예약 사업자들이 소비자에게 불리한 계약 조건을 내세운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공정거래위원회는 주요 해외호텔 예약사이트 운영사업자의 약관을 점검해 7개 불공정약관을 시정하고, 환불 불가 조항에 대해서는 시정 권고했다고 밝혔다.
시정 대상은 아고다와 부킹닷컴, 호텔스닷컴, 익스피디아 등 4곳이다.
이들 업체들은 모두 예약취소시점과 상관없이 예약변경이나 환불이 일체 되지 않는 조항을 명시해왔다.
이에 대해 공정위는 숙박예정일까지 상당한 기간이 남아 있는 경우에는 고객이 숙박예약을 취소하더라도 해당 객실이 재판매될 가능성이 매우 높으며 재판매가 이루어지면 사업자의 손해는 거의 없다고 판단했다.
배현정 공정위 약관심사과장은 "숙박예정일까지 남아 있는 기간과 상관없이 일률적으로 숙박대금 전액을 위약금 처리하는 것은 과도하며 이는 약관법상 무효"라고 설명했다. 현재 호텔스닷컴, 익스피디아는 공정위 시정안에 대해 협의를 진행 중이다.
부당한 가격변경조항을 운영해온 호텔스닷컴은 약관조항을 자진시정키로 했다. 기존의 가격변경 조항은 사업자의 귀책사유로 숙박료가 낮은 가격에 책정될 경우 사업자가 숙박료를 변경하거나 아예 제공하지 않을 수 있었던 조항이다.
이 외에도 사이트의 기술적 결함에 따른 손해를 책임지지 않거나, 손해배상책임 범위를 한정하는 조항, 사업자가 임의로 예약을 변경할 수 있는 조항, 소비자가 해당 사이트에 등록한 후기 또는 사진에서 발생하는 책임을 면피하는 조항 등도 시정 대상에 포함됐다.
배 과장은 "온라인 숙박 예약 사이트 사업자들에 대처가 미흡해 소비자의 불만과 피해가 증가하고 있다"며 "온라인 숙박 예약 거래 분야의 약관에 대해 약관법 위반 여부를 지속적으로 점검·시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배현정 공정거래위원회 약관심사과장이 14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온라인 숙박 예약 사업들의 불공정약관 시정에 대한 내용을 브리핑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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