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1. 박모씨는 지난 20일 해외 쇼핑몰에서 30만원짜리 캐나다 구스 패딩을 사려고 했다. 카드결제 버튼을 클릭한 순간, 달러가 아닌 중국 위안화로 결제돼 사기임을 직감했지만 이미 때는 늦었다. 사이트 내에서 구매취소할 수도 없었고, 다시 로그인도 못했다. 판매자에게 이메일을 보내도 답장을 받을 수 없었고, 나중에는 쇼핑몰 접속도 불가능해졌다.
미국 최대 할인 행사인 블랙프라이데이를 맞아 사기 직구 쇼핑몰이 증가해 주의가 필요하다.
서울시전자상거래센터는 지난 14~22일 직구 쇼핑몰 사이트의 사기 의심 신고를 10건 이상 접수했다고 23일 밝혔다. 블랙프라이데이인 24일이 가까워오자 국내 소비자들의 직구 시도가 잦아지고, 이에 맞춰 가짜 쇼핑몰이 기승을 부린다고 센터는 설명했다.
피해자들은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에 접속했다가, 고가 패딩을 80% 할인한다는 광고를 본 뒤 문제의 쇼핑몰들에 들어갔다.
결제를 한 후에는 주문 내역이 사라졌다. 사이트가 이상하다는 점을 느껴도 주문 취소가 불가능해졌으며, 다시는 쇼핑몰에 로그인을 할 수 없게 됐다. 판매자든 고객센터든 연락이 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일부 피해자는 사이트에 뜬 '제휴문의' 메뉴를 클릭해 이름과 메일 주소가 그대로 노출되기도 했다.
사기가 의심된다는 신고가 가장 많은 사이트는 고가 캐나다 구스 패딩을 판매하는 파카스토어, 파카아울렛이다.
사기는 점점 교묘해지는 추세다.
사이트 대부분이 블랙프라이데이 시즌을 노리고 최근에 쇼핑몰을 만들거나, 사업자정보를 공개하지 않아 진위 여부 파악이 힘들다. 일부 사이트는 이용약관, 배송과 반품 정보를 영어로 써놔 해외 사이트라고 오해하게 유도하거나, 카드결제를 받아 고객을 안심시킨다.
사기 의심 사이트의 경우 대부분 해외에 서버를 두고 있어 사이트 폐쇄가 불가능하다. 센터는 정부 기관에 요청해 국내에서 해당 사이트 접속을 차단했다.
김창현 시 공정경제과장은 “정상 가격보다 과도하게 할인하거나 사이트 내 연락처가 없다면 사기를 의심하라"며 "인지도 있는 해외 사이트를 이용해야 사기 피해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짜 해외 쇼핑몰의 소비자 개인정보 노출 피해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