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한진 기자] 부동산 시장이 초긴장 상태다. 한국은행이 30일 기준 금리를 1.5%로 0.25%포인트 인상하면서 부동산 수요·투자자들의 대출이자 증가와 건설사들의 신규 사업에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 일부에서는 규제강화와 금리인상 신호가 지속되는 만큼 시장의 변동성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부동산·건설업계는 정부가 신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거복지로드맵 등 각종 규제와 정책을 쏟아내고 있는 는 가운데 이날 한국은행의 금리인상은 시장에 적지 않는 충격파를 던질 것으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주택 시장은 물론, 신규분양·재개발사업에 타격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내년부터 DTI가 강화되고, 총체적상환능력심사제(DSR) 도입이 예정된 상황에서 금리인상으로 인한 수요·투자 심리에 또 다시 부정적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금리인상은 실수요자 보다는 다주택·갭투자 등 투자자들에 부담이 더해질 것이라는 예상이 나온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5월 보고서에서 '금리가 1%포인트 오르면 금융부채 보유 가구의 연간 평균 이자비용이 308만원에서 476만원으로 168만원 늘고, 한계가구는 803만원에서 1135만원으로 332만원 증가할 것'이라고 전망한 바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일단 내년에는 시장에 부담이 되는 재료들이 많다. 앞으로 미국 금리에 따라 추가 금리인상 여력이 있을 것”이라며 “내년에 사상 최대 입주물량이 예정된 가운데 복수대출자 등의 추가대출과 만기 연장 등이 더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그는 “당장 심리적 쇼크까지는 아니겠지만 시장에 부담이 될 수 있다”며 “특히 입주가 많고 대출이 많은 지역의 거래량과 (주택)가격에 부정적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건설사들 역시 이번 금리인상이 미칠 경영환경 변화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특히 신규분양과 재개발사업 등에 악재가 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기준금리 인상으로 중도금 대출 이자가 오르면 수요자나 투자자들의 부담이 늘고, 결국 주택 시장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는 이유다.
건설사 관계자는 “(기업 입장에서 보면 금리인상은) 부정적이다. 신규분양 시장은 확실히 타격을 입을 것 같다. 실수요자보다는 주택 투자자들에게 영향이 더 클 것”이라며 “이번 금리인상 보다는 규제 강화·금리 인상 시그널이 계속되고 있다는 점이 더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상황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신중론도 나온다. 기준 금리가 0.25%포인트 오른 상황에서 부동산 시장과 기업의 유불리를 예단하기 어렵고, 향후 금리가 몇 차례에 걸쳐 얼마나 오를지가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오지윤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 연구부 연구위원(박사)은 “금리가 지속적으로 오른다고 가정하면 주택수요가 감소하고 관련 산업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는 것은 맞다”라면서도 “현재 금리와 통화정책, 경제성장 등을 고려하면 금리인상 흐름이 지속될 가능성은 크지 않아 보인다”고 예상했다.
서울 송파구 서울스카이타워에서 바라본 서울 대치동 아파트 사진/뉴시스
조한진 기자 hj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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