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해곤 기자] 제주에 건설이 추진되는 제2공항 건설과 관련해 정부가 주민들의 요구에 따라 입지선정 결과를 검증하기로 했다.
5일 국토교통부는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추진경위 및 향후계획을 발표하면서 이같은 내용의 '타당성 재조사 및 기본계획 수립' 용역을 시행한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지난 2015년 11월 '공항인프라 확충 사전타당성 검토 용역' 결과를 바탕으로 2025년 완공을 목표로 하는 '성산지역 제주 제2공항 건설 방안'을 발표했다.
현재 제주공항의 경우 저비용항공사(LCC)의 성장과 국내외 관광객의 증가로 활주로와 터미널 수용 능력이 한계에 부딪혀 공항 혼잡과 나아가 안전이 위험할 수 있다는 지적에 따라 제2공항 건설이 추진됐다.
구본환 국토부 항공정책실장은 "제주공항은 세계 2위의 혼잡공항으로 국내선은 2015년부터, 국제선은 2016년부터 터미널 용량이 포화됐다"며 "제주도는 90년 중반부터 공항인프라 확충을 정부에 건의해왔다"고 배경을 설명했다.
하지만 발표 이후 공항 건설 예정지인 성산읍 지역 주민들이 건설 반대 의견을 표명하면서 정부는 이를 해결하기 위해 나섰다.
구 실장은 "주민들의 가장 큰 오해와 비판은 입지 선정 과정을 왜 비공개로 했냐는 것"이라며 "부동산 과열 등을 우려해 후보지 사전 공개를 하지 않았음을 주민들에게 설명했다"고 말했다.
이어 "주민들의 이같은 요구를 수용해 입지 선정과 관련한 타당성 재조사에 나설 것"이라며 "이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 가운데 처음 있는 일"이라고 설명했다.
이번 타당성 재조사는 입지 선정을 위한 타당성 조사에서 오류가 있었는 지를 검증하는 과정이다. 이를 통해 타당성 조사가 공정했는지와 과실이 있었는지를 판단하게 된다.
구 실장은 "현재까지 타당성 조사에서 발견된 의혹은 없다"며 "그렇기 때문에 이번 검증을 통해 비공개로 진행된 절차에 대한 지역 주민들의 의혹을 모두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재검증 용역은 이번 달 중으로 업체 선정에 들어가고, 내년 2~3월쯤 발주가 될 예정이다. 재검증에 대한 결과는 빠르면 내년 5월에 확인이 가능할 전망이다.
이 과정에서 공정성을 높이기 위해 용역 기관은 타당성 조사에 참여했던 국토연구원과 항공대 등은 배제된다.
주 실장은 "지역 주민들이 제기하는 타당성 조사의 기초자료 왜곡에 대한 의혹이 이번 검증을 통해 밝혀질 것"이라며 "중대한 오류가 발견되면 건설계획을 전면 재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이어 "주민들이 용역 결과를 수용해주길 바라며 밑도 끝도 없는 논쟁으로 치달아서는 안된다"며 "이번 재검증 결과에서 오류가 발견되지 않은 뒤에도 건설 반대가 지속될 경우에는 최종적으로 법원의 판단에 맡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달 28일 제주도청 앞에서 '제주 제2공항 반대를 위한 온평리민 결의 및 규탄대회'가 열린 가운데 온평리민들이 피켓을 들고 제2공항 결사반대를 외치고 있다. 사진/뉴시스
세종=이해곤 기자 pinvol197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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