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털 공정성 논란…뉴스 편집권 등 포털규제 목소리 대두
네이버, 기사 요약 서비스 11월 도입…"사실상 언론 편집 기능 수행" 주장
2017-12-07 06:00:00 2017-12-07 06:00:00
[뉴스토마토 정문경 기자] 네이버와 카카오의 뉴스편집을 둘러싼 지루한 공방이 또 고개를 들고 있다. 기자가 아닌 포털의 직원이 사실상 기사 편집을 하게되면 정치적 중립으로부터 자유롭기 힘들다는 점에서 포털의 뉴스 편집은 오래전부터 고질적인 문제점으로 지적받아왔다. 이 같은 이유로 구글 등은 오래전부터 소위 사람이 아닌 기계가 하는 알고리즘 편집을 시행하고 있다. 국내 양대포털도 이 같은 지적이 일자 알고리즘에 의한 기사 요약 노출서비스를 도입했다.
기사 요약 서비스는 포털 다음이 지난해 11월에 도입했고, 지난달 네이버도 시작했다. 기사에 달려 있는 메뉴를 누르면 따로 작은 창에 요약 기사가 나오는 식이다. 포털은 기사 요약에 인공지능(AI)을 사용하고 있다.
 
6일 정보통신(IT)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도입된 네이버의 기사 요약 서비스는 PC든 스마트폰이든 모든 기사를 기사량이나 성격에 관계없이 세 문장으로 줄여 보여준다. 다음은 원고지 9장 이하 기사만 서너 문장으로 압축해 보여주고 있다.
 
이런 기사 요약이 사실상 언론 편집 기능을 수행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기사의 전체적인 맥락과 원인, 배경을 무시한 채 단 몇 줄로 요약된 기사가 독자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전달해줄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을 제기한 것이다. 신문법 등 관련 법률에도 '인터넷 뉴스 서비스 사업자'로 규정된 포털이 정보 전달을 넘어 기사 제목이나 내용을 바꾸는 행위를 금지하고 있다. 
 
포털업체는 다양해진 뉴스 이용자 니즈에 맞춰 기사의 쉽고 빠른 소비를 돕기 위한 서비스라는 입장이다. 원문에서 문장 일부를 발췌해 보여주는 방식이 법위반으로 보기 어렵고 주요 내용을 가늠케 하는 기존 서비스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주장이다.
 
경기 판교에 위치한 네이버 사옥. 사진/뉴시스
 
네이버는 지난 국회 국정감사 때 이해진 창업자 겸 글로벌투자책임자(GIO)와 한성숙 대표이사가 동시에 복수의 다른 상임위에 증인으로 불려나가 질타를 당하는 등 곤욕을 치렀다. 지금의 뉴스 배열 방식이 공정하지 못하다는 지적이 집중 제기됐고, 이 창업자와 한 대표는 알고리즘에 맡기는 쪽으로 개선하겠다고 약속했다.
 
네이버는 향후 뉴스 서비스 개선 정책의 방향성을 알리는데 주력할 방침이다. 궁극적인 목표는 뉴스 서비스 기사 배치를 100% AI에 맡겨 공정성 논란을 해소한다는 계획이다. 단기적으로는 현재 모바일 뉴스 배치상 하단에 배열된 AI 추천 뉴스 카테고리를 메인 뉴스 편집 카테고리에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카카오의 경우 검색 점유율이 30% 미만이며 전체 뉴스 편집의 대부분을 ‘루빅스’라는 개인맞춤형 추천 알고리즘에 맡기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네이버는 AI 기반 추천 알고리즘 ‘AiRS'의 비중을 늘리고는 있지만 여전히 100여명에 달하는 전문인력이 편집에 관여하고 있다. 여기에 검색 점유율이 70%에 달한다는 점도 더욱 정치권 등이 우려하는 부분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정책토론회 등에 담당 임원이 직접 참석, 최근 불거진 뉴스 서비스 공정성 논란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기로 했다. 정책소통을 강화해 과도한 규제 도입을 막겠다는 방침이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7일 예정된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송희경 자유한국당 의원·오세정 국민의당 의원 개최 과학포털 정책토론회에 각각 유봉석 미디어·지식정보서포트부문 리더(전무)와 이병선 부사장이 직접 발표를 맡기로 했다.
 
포털 관련 국회 정책토론회에 네이버와 카카오 임원이 참석하는 건 문재인 정부 들어 이번이 처음이다. 유 전무는 매일경제신문을 거쳐 2007년 네이버에 합류, 미디어 담당 업무를 맡아 왔으며 이 부사장 역시 문화일보 등에서 기자 생활을 한 후 2008년부터 다음커뮤니케이션을 통해 입사 후 카카오에서 대관업무 등을 하고 있다. 두 사람 모두 기자 출신으로 포털 뉴스서비스 전문가로 활약하고 있다.
 
정문경 기자 hm0829@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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