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제도권 진입)비트코인, 역사적 선물거래 개시…우리 정부는 '강경규제' 재확인
11일 미 CBOE서 첫 거래…최종구 "제도권거래로 인정 못해"
2017-12-11 17:48:45 2017-12-11 17:48:45
[뉴스토마토 김재홍 기자] 비트코인이 제도권 시장에서 역사적인 첫 출발을 시작했다. 반면에 우리나라 금융당국은 비트코인 규제 방침을 재확인했다.
 
비트코인은 11일 오전 8시(한국시간)부터 미국 시카고 옵션거래소(CBOE)에서 선물거래가 이뤄졌다. 대상은 내년 1월물, 내년 2월물, 내년 3월물 등 세 종류였지만 대부분 내년 1월물에 거래가 집중됐다. 내년 1월물은 1만5460달러에서 출발해 한때 1만8700달러까지 상승했다가 오후 3시 1만8000달러로 다소 하락했다. 이날 비트코인에 대한 높은 관심으로 인해 CBOE 홈페이지에 접속자가 몰리면서 사이트가 일시적으로 느려지기도 했다.
 
CBOE에 이어 이달 18일 시카고 선물거래소(CME)도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시작하면서 비트코인 거래는 제도권에서도 점차 증가할 전망이다. 한대훈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비트코인이 제도권으로 편입되면서 금융기관 및 개인 투자자 모두 한층 쉽게 비트코인에 접근할 수 있게 됐다”면서 “특히 기관의 참여로 비트코인의 변동성이 장기적으로 완화될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안혁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비트코인 선물 상장은 비트코인 탄생 이후 가장 중요한 사건으로 판단한다”면서 “그동안 개인의 투기심리에 의존해왔던 비트코인이 앞으로 기관투자자 참여로 적정 밸류에이션에 대한 합리적인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밝혔다.
 
반면 국내 금융투자업계에서는 금융당국의 규제방침 여파로 비트코인과 관련된 움직임이 사실상 중단됐다. 최근 금융당국은 금융투자협회를 통해 증권사에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를 파생상품의 기초자산으로 인정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또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이날 송년 기자간담회에서 “비트코인에 대해 당국이 어떤 입장을 취할지 논의해야 하지만 일단 지금으로서는 부작용을 최소화하는데 방향을 맞추고 있다”면서 “비트코인 거래소를 인가하거나 비트코인 선물거래를 도입하는 방안은 전혀 검토하고 있지 않다”고 강조했다. 이어 “비트코인을 금융거래로 볼 수 없으며, 제도권 거래로 인정할 수 없다는 게 당국의 입장”이라면서 “미국과 국내는 상황이 다르며, 규제로 가는 게 맞다고 본다”고 밝혔다.
 
김용범 부위원장도 “시간이 지나 가상화폐 시장이 잠잠해진다면 몰라도 앞으로도 금융회사는 가상통화 관련 거래를 취급하지 못하게 될 것”이라면서 기존 규제입장을 재확인했다.
 
이에 따라 CBOE, CME의 비트코인 선물거래 개시와 맞춰 상품 출시를 준비하려던 증권사의 움직임에도 제동이 걸렸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당국의 비트코인 규제 방침이 확고하기 때문에 증권사에서 비트코인과 관련해 어떠한 준비도 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다른 관계자도 “선진국을 중심으로 비트코인에 대한 관심이 높지만 현 시점에서는 당국의 별도 가이드라인이 없는 한 증권사들은 가만히 있어야 하는 분위기”라고 토로했다.
 
비트코인이 CBOE에서 역사적인 첫 선물거래가 이뤄졌다. 사진은 국내 가상화폐 거래소 빗썸에 설치된 전광판 모습. 사진/뉴시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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