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박현준 기자] 이동통신사의 유심요금제 출시 및 온라인 할인폭 확대 논의에 알뜰폰과 유통망의 시름이 깊다. 지난 15일 열린 제4차 가계통신비 정책협의회에서 이통3사는 자급제용 스마트폰에 적합한 유심요금제 출시와 온라인 가입자 혜택 확대 방안에 대해 검토하기로 했다.
CJ헬로 모델들이 유심요금제 '모바일 안심플랜 LTE USIM형'을 소개하고 있다. 사진/CJ헬로
알뜰폰은 유심요금제에 민감하다. 유심요금제는 보유한 휴대폰 공기계에 유심만 새로 구입해 가입하면 된다. 현재 알뜰폰 사업자들이 선보이고 있다. CJ헬로의 '보편 유심 10GB'요금제의 경우, 월 기본요금 2만9700원(부가세 포함)에 데이터 10GB·음성 100분·메시지 100건 등이 제공된다. 이통 3사 중에서는 현재 LG유플러스만 유심요금제를 출시한 상황이다.
알뜰폰 관계자는 17일 "유심요금제는 알뜰폰 영역이었는데 이통사들이 출시하면 알뜰폰의 경쟁력 약화가 불가피하다"며 "막을 방법도 없어 알뜰폰 사업자들의 고민이 커질 것"이라고 말했다. 다른 관계자는 "정부의 가계 통신비 절감 취지에는 공감하지만, 저렴한 가격으로 서비스를 하고 있는 알뜰폰 지원 정책도 병행돼야 할 것"이라며 "내년 LTE 도매대가도 기대만큼 인하되지 않아 알뜰폰 사업자들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통사들의 온라인 가입자 혜택 확대 여부에는 판매점과 대리점 등 유통망이 촉각을 곤두세운다. 온라인 가입자 혜택은 요금할인의 폭을 늘리는 것이 핵심으로, 이는 유통망의 경쟁력 상실로 이어질 수 있다. 현재 LG유플러스는 직영 온라인 몰에서 가입하는 경우, 기존 선택약정할인 25%에 7%포인트를 더해 총 32%의 통신요금 할인 혜택을 제공 중이다.
일단 SK텔레콤과 KT는 시장 상황을 고려해 검토한다는 원론적인 입장이다. SK텔레콤과 KT까지 LG유플러스처럼 온라인 가입자에게만 32%의 할인 혜택을 제공할 경우 오프라인 중심으로 형성된 유통망의 고객 이탈은 가속화될 수밖에 없다. 한 유통망 관계자는 "판매점과 대리점을 통해 가입할 경우에도 동일하게 할인율을 올려 유통 채널별로 차별을 두지 말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선택약정할인율을 25%에서 32%로 올리는 것과 같아 이통사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가능성이 높다. 이통사들은 25% 상향 과정에서도 정부를 상대로 소송까지 검토하는 등 강력 반발에 나선 바 있다. 선택약정할인율은 지난 9월15일부터 20%에서 25%로 상향됐다.
박현준 기자 pama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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