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조한진 기자] 국내 건설사들의 선택과 집중 등 차별화 전략의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해외 수주시장의 온도가 상승하면서다. 과거와 같은 저가수주 경쟁을 지양하고 기술을 앞세운 고부가가치 프로젝트에 집중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1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건설사들은 중동과 동남아 등지에서 굵직한 프로젝트 수주에 성공했다.
이는 시공능력과 기술, 경험을 인정받은 결과다. 특히 오랜 시간 동안 해외 시장에서 쌓아온 노하우와 실적이 최근 대규모 수주로 잇달아 연결되고 있다.
지난해 12월 28일 삼성엔지니어링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7000억원대의 석유화학 플랜트를 수주했다다고 밝혔다. JUPC와 'United EO/EG III 프로젝트'에 대한 EPC 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앞서 8건의 사빅(JUPC 모기업) 프로젝트를 수행한 바 있는 삼성엔지니어링은 수행력 능력을 인정받아 이번 수주에 성공했다고 설명했다.
삼성물산도 홍콩 란타우 섬 북부 퉁충 뉴타운 매립공사 수주에 성공했다. 회사는 “퉁충 인근지역에서 진행 중인 홍콩국제공항 지반개량공사 수행 실적과 교량 안전성을 확보하는 공법 제시로 발주처의 신뢰를 받았다”고 말했다. 지난해 싱가포르 최초 복층형 지하고속도로 공사 등을 확보한 삼성물산은 앞으로 해외수주에 적극적으로 나선다는 계획이다.
SK건설은 지난달 총 사업비 14억4000만달러(약 1조6000억원)짜리 545MW 규모의 수력 민자발전 사업권을 따내며 파키스탄에 처음 진출했다. 중국업체가 독점하고 있는 500MW규모 이상의 초대형 수력발전 시장에 한국 건설사가 최초로 진출해 높은 평가를 받았다.
대우건설은 지난 11월 인도 최대 그룹 가운데 하나인 타타그룹의 건설부문 자회사인 타타 프로젝트 리미티드(TPL)와 합작으로 뭄바이해상교량 공사의 2번 패키지를 따냈다. 앞서 오만에서 초대형 정유시설도 수주했다.
향후 우리 기업들이 해외 건설 시장에서 수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서는 기술 기반 프로젝트에 더 집중해 경쟁력을 끌어올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해외 주택 사업의 경우 중국 업체들과의 가격 경쟁에서 더 이상 우위를 점하기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때문에 우리 건설사 들이 강점을 갖고 있는 플랜트와 사회기반 사업의 경쟁력 제고는 물론, 설계역량 고도화 등의 노력이 더 필요하다는 지적 나오고 있다.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현재 우리 건설사들은 시공에 비해 설계능력이 부족하다. 고부가가치 건축물에 대한 노하우가 더 필요한 상황이다”며 “앞으로 초고층 빌딩이나 대규모 플랜트 수주전에서 우위를 점하려면 종합적인 건설 기술력을 인정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삼성물산이 수주한 싱가포르 최초의 복층형 지하고속도로 조감도 사진/LTA
조한진 기자 hj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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