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영화 '1987'의 배경이 된 남영동 대공분실 터에 인권 수호 의지가 담긴 바닥 동판이 놓였다.
서울시는 고 박종철 열사의 31주기인 오는 14일을 앞두고 남영동 대공분실 터에 인권현장 바닥 동판을 설치 완료했다고 11일 밝혔다.
동판은 국가 폭력에 대한 저항을 상징하는 역삼각형 형태로, 가로와 세로가 각각 35cm다. 서울시 인권 로고, 장소 명칭, 사건 발생 연도, 장소 설명 등으로 이뤄져있다. 동학농민운동이 일어났던 1894년부터 2000년까지 인권 탄압이나 인권 수호의 근현대사·인권사가 녹아있는 장소에 설치된다.
지하철 1호선 남영역 부근에 있는 대공분실은 고 박종철 열사와 민주화운동 대부격인 고 김근태 전 민주통합당 상임고문 등 민주화 인사가 끌려와 모진 고문을 당한 장소다.
서울시는 ▲10·28 건대항쟁 자리 ▲국군보안사 서빙고분실 ‘빙고호텔 터’ ▲일제강점기에 여성 인권을 탄압한 기생조합 ‘한성권번 터’ ▲미니스커트·장발 단속 등 국가의 통제가 이뤄진 명동파출소 ▲성수대교 등 5곳에도 인권현장 바닥동판 설치를 마무리했다. 이로써 서울 에 설치된 인권현장 바닥동판은 모두 45개로 확대됐다.
서울시는 또 작년 시민이 인권현장을 쉽고 친근하게 접근하도록 스토리텔링이 있는 도보 탐방코스를 개발하고 운영했다. 26차례에 걸쳐 시민과 학생 등 1300여명이 참여해 호응이 높았다는 설명이다.
인권현장 바닥동판 설치 및 도보 탐방프로그램 운영에 관한 세부 사항은 서울시 인권담당관으로 전화 문의하면 된다.
전효관 서울혁신기획관은 “인권현장 바닥동판을 점차 추가 설치하겠다”며 “도보 탐방프로그램도 계속 운영해 그동안 잘 알지 못했던 사연과 아프지만 반드시 기억해야 하는 어두운 역사를 알아가게끔 하겠다”고 말했다.
남영동 대공분실 터에 놓인 인권현장 바닥동판. 사진/서울시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병호 공동체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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