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신태현 기자] 최근 1주 사이 서울을 빽빽하게 뒤덮은 초미세먼지 원인이 서울 내부에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서울시는 '최근 고농도 초미세먼지 현황 및 원인 평가'를 19일 발표했다. 최초 초미세먼지(PM-2.5)는 중국에서 날아왔지만 중후반에는 서울 내부의 자동차·난방 등이 뿜어낸 오염 물질로 인한 것이라는 내용이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 13일부터 한파 원인이었던 대륙성 고기압이 약화되면서 중국 내륙으로부터 기원한 대기오염 물질이 한반도로 들어왔다. 14일에는 대기가 정체되고, 15일 정체가 일시해소된 뒤 16일~18일 대기정체가 다시 심해지면서 초미세먼지 고농도 상태가 이어졌다.
서울시는 초미세먼지의 시계열 분석 결과를 내놓아 16~18일 대기가 서울 안에 정체될 때 서울 내부 오염원이 초미세먼지 악화에 영향을 끼쳤다고 논증했다.
중국의 미세먼지·초미세먼지 내지 황사는 서울로 들어오기 전 관악산 관측소를 거친다. 16~18일에는 관악산 초미세먼지 농도가 서울보다 덜했다. 지난 16일 관악산 초미세먼지의 농도는 최저 15㎍/㎥까지 떨어졌지만 반대로 서울은 최고 106㎍/㎥까지 치솟은 바 있다. 지난 18일 서울 대기가 지상부터 503m까지 정체되고 있을 때 초미세먼지 농도는 하루 평균 70㎍/㎥에 이르렀지만, 높이 629m의 관악산은 39㎍/㎥ 밖에 되지 않았다.
미세먼지 중 초미세먼지의 비중 역시 평상시에는 관악산이 50%, 서울이 57%로 큰 차이가 없는데 반해 16일 오전 8시에는 관악산 59%와 서울 78%로 차이가 컸다.
질산염 농도가 높아진 점도 서울 내부 요인의 영향력을 보여준다는 설명이다. 질산염은 초미세먼지 주성분으로 자동차와 난방으로 인한 질소산화물이 공기와 반응하면서 생긴다. 16~18일 22.6㎍/㎥으로 평소 2.2㎍/㎥의 10배를 넘었으며 같은 기간 초미세먼지 농도 추이와 비슷한 양상을 보였다. 자동차 통행량이나 난방 건수가 다른 때보다 늘어났다기보다는, 대기가 정체하면서 질소산화물도 남아있었기 때문에 질산염이 계속 만들어졌다.
서울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질산염 발생원에서 자동차와 난방 중 어느 것의 비중이 더 컸는지는 알 수 없다"면서도 "대기가 순환하지 않으면서 서울 내부 요인이 초미세먼지를 악화시킨 만큼, 앞으로 대비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초미세먼지가 짙어진 지난 15일과 17·18일 비상저감조치를 발령하고 차량 2부제를 유도하기 위한 대중교통 무료 정책 등 대기오염 저감 조치를 시행한 바 있다.
지난 17일 오후 서울 여의도에서 바라본 도심이 미세먼지로 뿌연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진/뉴시스
신태현 기자 htenglis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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