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업 상표권 사용료 연 1조 육박…LG·SK, 2000억원 이상 수익 올려
2018-01-30 15:49:14 2018-01-30 15:49:14
[뉴스토마토 박진아 기자] 삼성, LG, SK 등 대기업 지주회사나 대표회사가 계열사로부터 받는 상표권(브랜드) 사용료가 연간 1조원에 육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상표권 사용료를 받는 대기업 대부분이 세부내역을 제대로 공시하지 않아 불투명한 거래가 만연했다. 정부는 이같은 행위가 총수일가의 사익편취에 악용될 우려가 있다고 판단, 기업이 잘 알리지 않았던 상표권 사용료 산정 근거와 기존 공시 대상에서 빠졌던 소규모 거래 내역까지 모두 매년 공시토록 규정했다.
 
신봉삼 공정거래위원회 기업집단국장이 30일 오전 정부세종청사에서 57개 공시대상 기업집단의 상표권 사용료 수취현황과 공시실태 점검 결과를 설명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30일 공정거래위원회가 지난 2014년부터 2016년까지 3년간 상표권 거래가 있는 20개 대기업집단 소속 297개 회사를 대상으로 상표권 사용료 지급·수취 현황 및 공시실태를 점검한 결과, 2016년 기준 상표권 사용료 수취액은 총 9314억원으로 집계됐다. 상표권 사용료 수취액은 2014년 17개 집단 8655억원에서 2015년 20개 집단 9226억원, 2016년 20개 집단 9314억원으로 매년 증가 추세다.
 
2016년 기준 가장 많은 상표권 사용료를 받은 대기업집단은 2458억원을 기록한 LG로 나타났다. 이어 SK가 2035억원으로 2위를 기록했다. 그 다음으로는 CJ(828억원), 한화(807억원), GS(681억원), 한국타이어(479억원), 두산(331억원), 한진(308억원), 코오롱(272억원), 한라(254억원), LS(206억원), 금호아시아나(188억원), 한솔(128억원), 삼성(89억원) 등으로 나타났다.
 
상표권 사용료를 지급하는 계열사 수는 SK가 58개로 가장 많았다. 이어 CJ(32개), GS(25개), LG(19개), 한화·코오롱(18개), 한솔(15개) 등이 뒤를 이었다. 특히 상표권 사용료를 받는 20개 대기업집단 중 13곳(65%)은 총수일가 지분율(상장 30% 이상, 비상장 20% 이상)이 높은 사익편취 규제대상에 해당했다.
 
아울러 코오롱, 한국타이어, 금호아시아나, 미래에셋 등 4개 집단 소속 7개사는 상표권 사용료 관련 이사회 의결을 하지 않거나 내역을 공시하지 않는 등 총 8건의 공시의무를 위반했다. 공정위는 이를 적발, 총 2억955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공정위는 이번 실태조사를 계기로 공시규정 개정안에서 '상표권 사용 거래 현황'을 기업집단 현황 공시 의무 사항으로 규정하기로 했다. 특히 '계열사간 상표권 사용 거래 현황' 공시 대상으로 구체화했고 상표권은 기타 자산 중 무형자산으로, 사용료 수수는 무형자산 거래로 명확히 규정했다. 또 상표권 사용 계약이 대부분 1년 단위로 이뤄지는 점을 감안해 매년 5월31일에 공시하도록 규정했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최신형 정치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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